지자체, 축구장 잔디 관리에 안간힘…폭염·행사 대관이 훼손 원인

지자체, 축구장 잔디 관리에 안간힘…폭염·행사 대관이 훼손 원인

민경석 기자
민경석 기자
입력 2024-09-22 17:19
수정 2024-09-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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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형 잔디’ 최적 생육 조건은 15~25도
고온다습 한국 여름 날씨, 관리 어려워
잦은 문화행사 대관도 훼손 원인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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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가 열린 지난 8일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는 가운데 경기장 곳곳에 파인 잔디가 눈에 띈다. 뉴시스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가 열린 지난 8일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는 가운데 경기장 곳곳에 파인 잔디가 눈에 띈다. 뉴시스


전국 지자체가 축구 경기장 잔디 관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잦은 문화행사 대관에다 기록적인 폭염과 장마로 잔디가 엉망이 되면서다. 이는 부상 위험과 경기력 저하로도 이어진다.

22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국내에서 치러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5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 위해 서울시설공단에 대관 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팔레스타인과의 경기 직후부터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열린 가수 아이유(IU)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향후 문화행사 시 ‘그라운드(잔디)석 판매 제외’를 조건으로 대관을 허용한다.

공단은 국가대표팀과 프로축구 FC서울이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2021년 10억원을 들여 천연잔디와 인조잔디를 95대5 비율로 혼합한 하이브리드잔디를 심었다. 잔디 파임 현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문화행사 대관과 무더위로 잔디가 훼손됐다.

울산HD의 홈 경기장인 울산문수축구경기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9년 유럽형 잔디인 ‘켄터키 블루그래스’를 심었으나 죽은 잔디가 속출했다. 광주FC는 지난 17일 국제 규격 문제로 평소 사용하는 전용구장 대신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렀다. 그런데 이곳에선 2020년 이후 공식 경기가 열리지 않았던 터라 광주시체육회가 잔디 복구에 진땀을 뺐다.

잔디 상태가 엉망이 된 건 축구 경기장에 사용하는 유럽형 잔디와 우리나라 기후가 맞지 않아서다. 이 잔디는 15~25도 사이가 최적의 생육 조건이지만, 고온다습한 한국의 여름·초가을 날씨는 관리를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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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이 지난 5월 25~26일 콘서트를 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훼손을 최소화한 ‘ㄷ’자 형태의 무대 배치가 눈길을 끌었다.  물고기뮤직 제공
임영웅이 지난 5월 25~26일 콘서트를 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훼손을 최소화한 ‘ㄷ’자 형태의 무대 배치가 눈길을 끌었다. 물고기뮤직 제공


그럼에도 강원FC의 홈 경기장인 강릉종합경기장은 잔디 상태가 좋은 ‘그린스타디움’으로 선정됐고, 대구의 DGB대구은행파크도 선수들 사이에서 ‘잔디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들 경기장은 시즌 중 그라운드 내 문화행사를 최소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장현 대구시 잔디관리팀장은 “15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들이 집중 관리를 하는 데다 축구 이외의 행사를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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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은 “폭염이 잔디 관리를 어렵게 하는 기본적 원인이고, 예산 부족, 대관 행사 등도 부수적인 원인으로 운영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지자체에 경기장을 축구 경기에만 쓰라고도 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경기장 관리 예산의 상당 부분을 잔디 관리에 할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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