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18년 동안 60% 급감… “숙박·상업 활용해야” vs “관광 피해 그만”

한옥 18년 동안 60% 급감… “숙박·상업 활용해야” vs “관광 피해 그만”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4-09-14 09:56
수정 2024-09-1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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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옥 2만 2672채에서 8983채로 줄어
상속·증여 과정에서 허물어지고 원룸 되기도
한옥스테이 해외관광객 숙박으로 인기 만점
전문가들 “다양한 활용법 찾아야 보전 가능”
오버투어리즘에 주민 피해 해결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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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한옥스테이로 사용되고 있는 한 한옥의 모습. 버틀러리 제공
서울 종로구에서 한옥스테이로 사용되고 있는 한 한옥의 모습.
버틀러리 제공


“한옥에 사시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자녀들이 관리하기가 쉽지 않죠. 그나마 서울 종로의 서촌이나 북촌에 있는 한옥은 상업용이나 숙박용으로 이용하면 보존을 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규제가 심해져서 요즘에는 헐고 새로 건물을 지으려는 경우도 많아요.”(서울 종로구 부동산 중개업자 A씨)

서울의 한옥이 사라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6년 2만 2672채였던 서울의 한옥은 2015년 1만 1776채로 반토막이 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8983채밖에 남지 않았다. 18년 만에 3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옥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한옥이 줄어드는 상황을 막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등의 노력에도 한옥이 줄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택으로 사용하기에 유지와 관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음성원 국민대 겸임교수는 “한옥의 경우 리모델링이나 수리를 하는 데 훨씬 전문성이 필요하다. 30평대 아파트 리모델링 비용이 4000만~5000만원이 든다면, 한옥은 1억원을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면서 “주택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종로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서촌이나 북촌의 한옥은 3.3㎡ 토지 가격이 적어도 4000만~5000만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거래가 쉽지 않다”면서 “상속된 한옥의 대부분이 매각되거나, 헐려서 새로 건물이 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상업적으로 이용이 적은 성북구나 동대문구의 경우는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려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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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한옥스테이로 사용되고 있는 한 한옥의 모습. 생활이 편리하게 리모델링 된 한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호텔보다 인기 있는 숙박 상품이다. 버틀러리 제공
서울 종로구에 한옥스테이로 사용되고 있는 한 한옥의 모습. 생활이 편리하게 리모델링 된 한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호텔보다 인기 있는 숙박 상품이다.
버틀러리 제공


이처럼 한옥이 점점 줄어들자 서울시는 2001년부터 ‘한옥 등록제’를 도입하고, 낡은 한옥을 개량하거나 새 한옥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옥 등록을 하면 수선이나 신축 공사비의 보조·융자금, 한옥 보전 3대 지원(소규모 수선·노후전기배선 교체·흰개미 방제)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공차원에서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옥이라는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유 재산에 지속적으로 시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옥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건축 설계사인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는 “유럽의 경우 고성이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축물을 본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결국 한옥도 자체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야 오랜 기간 유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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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한옥스테이로 사용되고 있는 한 한옥의 모습. 버틀러리 제공
서울 종로구에 한옥스테이로 사용되고 있는 한 한옥의 모습.
버틀러리 제공


최근에는 한옥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숙박이나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촌과 북촌 등에서 한옥 전문 숙박 서비스를 하는 ‘버틀러리’ 이동우 대표는 “부모님이 사시던 한옥을 매각하려던 자녀들이 위탁운영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한옥이 살려면 자산으로서 가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버틀러리는 서촌과 북촌에서 40여채의 한옥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예약만 1만 1000여건이고, 이용객은 2만 7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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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와국인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다.  서울신문 DB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와국인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다.
서울신문 DB


‘숙박 시설’로서 한옥이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숙박 이용객 중 70% 넘는 이들이 외국인이다”라면서 “하루 이용료가 30만~40만 원대로 서울 도심의 호텔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하지만 한옥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으로 인식되고 있어, 예약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문제도 있다. 도심 주거지인 서촌과 북촌이 관광지화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지난 7월 종로구는 관광객들이 일으키는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촌 한옥마을 일대를 관광진흥법에 근거한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일부 지역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관광객 방문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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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촌과 북촌이 이미 관광지화되는 있는 만큼 무조건 관광객들을 틀어막기는 어렵다. 또 그렇게 할 경우 한옥을 지키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북촌의 한옥을 소유한 B씨는 “소음과 쓰레기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이 만들어진다면, 한옥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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