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안에 차 안 빼면 과태료…“승하차 공간 만들어주면 안되나요”

5분 안에 차 안 빼면 과태료…“승하차 공간 만들어주면 안되나요”

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입력 2024-03-27 18:33
수정 2024-04-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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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 험난한 등굣길
학교 앞 정차 허가 시간은 ‘5분’ 불과
넘으면 과태료 12만원...“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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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 연합뉴스
어린이보호구역. 연합뉴스
“장애가 있는 아이를 매번 선생님에게 맡기고 나오다 보니 학교 앞 승하차 허용구역 정차 시간 ‘5분’을 넘기는 일이 잦아요. 아이 등교시킬 때마다 12만원의 과태료 걱정을 해야 합니다.”

27일 오전 8시쯤 서울의 한 특수학교 정문 앞은 차량이 뒤엉켜 혼잡했다. 학교 특성상 먼 곳에서 오는 아이들도 있어 차로 통학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학교 정문을 통과해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와 걸어서 학교로 향하는 아이가 한데 섞이면서 차와 아이가 부딪칠 뻔한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학교 앞 4차선 도로에는 등하교 때 잠시 정차할 수 있는 승하차 허용구역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곳에 차를 대는 학부모들은 드물었다. 정차 시간이 5분을 넘어가면 무인단속카메라에 촬영돼 12만원(승용차 기준)의 과태료를 내야 해서다. 혼자서 교실까지 가기 어려운 장애아동의 특성상 부모가 데려다 주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발걸음을 재촉해도 5분 안에 차를 빼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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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DB
서울신문DB
승하차 허용구역 정차 시간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처분은 초중고를 비롯해 특수학교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학부모나 학원 차량이 학교 앞에 무분별하게 주·정차하는 걸 막고 운전자와 아이들의 시야를 확보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특수학교는 학생들의 특성상 이런 승하차 허용구역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실정이다.

승하차 허용구역에 정차한 차로 뛰어서 돌아오던 학부모 정모(45)씨는 “아직 아이가 혼자서 교실을 찾아갈 수 없어서 정문까지 마중 나와 있는 교사에게 맡기고 온다”며 “교실까지 가야 할 때는 5분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신학기가 시작된 이후 한 달째 이런 힘겨운 등굣길이 이어지다 보니 이 학교는 학교 내부 주차장으로 학부모의 차가 진입하는 걸 눈감아 주고 있다.

학부모들은 특수학교에 한해 예외적으로 승하차 허용구역 정차시간을 10분 정도로 늘리거나 교내에 아이를 내려 줄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 이모(44)씨는 “학교가 교내로 차를 끌고 들어와 아이를 내려 주는 걸 암묵적으로 허용해 주고 있긴 하지만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들과 엉켜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5분’은 너무 짧다. 정차 허용시간을 늘려 주거나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시에는 장애아동이 많이 다니는 특수학교 1곳과 어린 학생들이 있는 초등학교 4곳 등 모두 5곳의 학교에 교내 회차로를 만들었다. 학교 안에 마련된 공간에서 내린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교실로 향할 수 있다. 이신해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 밖 일반 도로에 승하차 허용구역을 만드는 것은 차량 통행에도 지장을 줄 수 있고,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도 어렵다”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별도의 승하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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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학교 대부분이 좁은 도로를 낀 도심지에 있어 별도의 승하차 허용구역을 조성하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특수학교의 경우 교내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내로 학부모 차량이 들어오면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교육부 차원에서 특수학교를 포함해 초중고에 교내 승하차 공간 조성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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