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형제복지원 수용 1년당 8000만원 국가 배상해야”

부산지법, “형제복지원 수용 1년당 8000만원 국가 배상해야”

정철욱 기자
정철욱 기자
입력 2024-02-07 13:00
수정 2024-02-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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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은 7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70명이 정부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164억여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부산지법은 7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70명이 정부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164억여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공권력이 일반 시민과 어린이 등을 강제 수용해 인권을 짓밟았던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지법 민사11부(전우석 부장판사)는 7일 형제복지원 피해자와 피해자의 상속인 등 70명이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7건에서 국가와 부산시가 원고들에게 총 164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들의 합계 청구액 283억원 중 약 58%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부랑인 단속과 수용의 근거가 됐던 내무부 훈령 ‘부랑인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은 위헌·위법하다”면서 “훈령을 적용, 집행한 공무원의 직무 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판단했.

이어 “원고들은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에 관한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사람들로,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 수용됐던 사실이 증명됐으므로, 피고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결정한 위자료 신정 기준은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원이다. 미성년자일 때 형제복지원에 입소해 정상적인 정서 발달 기회, 적절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박탈한 경우는 1억원 한도로 가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형제복지원 수용에 따른 신체·정신적 장애 발생, 원고의 현재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1억원까지 가산할 수 있다.

박경보 형제복지원피해자협의회 대표는 “당연한 판결이며 사필귀정”이라며 “형제복지원이 있던 부산에서 난 판결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에서도 형제복지원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잇따랐다. 지난해 12월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한정석 부장판사)가 형제복지원 피해자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청구 금액 203억원 가운데 72%인 145억 8000만원을 국가가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이는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의 민사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었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서보민 부장판사)도 형제복지원 피해자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45억 3500만원을 지급하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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