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센터로” “사익 침해”…서울백병원 활용법 입장차

“K의료센터로” “사익 침해”…서울백병원 활용법 입장차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24-01-16 18:34
수정 2024-01-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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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인제학원 대립 본격화

폐원 5개월째 용도 결정 못 해
“도심 의료 역량 위해 병원 유지”
“형제 병원 위해 상업적으로 활용”
도시계획 고시 후 소송 갈 수도
장기화되면 구도심 의료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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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청이 도시관리계획 결정 주민설명회를 연 지난 11일 서울백병원 입구. 지난해 8월 말 진료가 종료된 응급의료센터 간판 앞에 종합의료시설 지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울 중구청이 도시관리계획 결정 주민설명회를 연 지난 11일 서울백병원 입구. 지난해 8월 말 진료가 종료된 응급의료센터 간판 앞에 종합의료시설 지정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82년간 서울 시내 도심 의료를 담당했던 서울백병원이 지난해 8월 말 진료를 종료한 뒤 5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사태 해결은 지지부진하다. 되레 부지의 용도를 둘러싸고 서울시·중구와 토지 소유주인 인제학원 간 대립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서울시와 중구는 도심 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해 도시관리계획상 종합의료시설 부지로 지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인제학원 측은 “사익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향후 법정 소송 등 갈등 장기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구청이 지난 11일 개최한 도시관리계획 결정 주민설명회에선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서울시와 중구청은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K의료서비스 센터를 위해 병원 용도 부지로 묶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명동지역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데다 피부과·치과 의원도 지을 수 있게 해 수익성 담보 방안을 열어 뒀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필수 기반 시설 확보를 위한 도시관리계획에 나선 것은 도심 의료시스템의 일부분을 맡았던 백병원의 위상 때문이기도 하다. 시 관계자는 16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 도심 의료 역량 유지가 필요하다”며 “도시 성장에 따라 다른 병원이 문을 닫고 상업용 건물로 대체될 가능성에 대한 원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봤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제학원 측은 이미 20년간의 누적 적자로 폐원을 결정했다며 종합의료시설 지정안을 반대했다. 병상 수 등을 고려하면 종합병원 운영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용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해 얻은 이익으로 상계백병원 등 형제 병원에 투자하지 않으면 백병원 전체의 존폐가 갈림길에 설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무리하게 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면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폐건물로 방치돼 안전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반기로 예상되는 서울시의 도시계획결정 고시 이후 행정소송으로까지 비화할 우려도 나온다. 종합의료시설의 공익적 가치와 침해받는 사익의 크기가 쟁점으로 꼽힌다.

안성훈 법승 변호사는 “법정에선 지방자치단체장의 도시계획에 관한 재량이 넓게 인정되나 현저히 불합리한 경우 위법이라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인제병원이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행정소송에는 1심에만 6개월, 3심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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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장기화하면 구도심 의료 공백 우려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을 지낸 조영규 교수(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는 “의료 공백은 평시에 발생하지 않는다. 코로나19처럼 감염병 유행 사태나 이태원 참사처럼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능력이 있는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구 내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감염병 전담 병원이었던 서울백병원이 폐원한 만큼 지역 주민의 의료를 책임지는 종합병원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01-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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