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치악산 “제목 변경 불가”…‘상영금지 가처분’ 꺼낸 원주시

영화 치악산 “제목 변경 불가”…‘상영금지 가처분’ 꺼낸 원주시

김정호 기자
김정호 기자
입력 2023-08-27 12:21
수정 2023-08-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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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강수 시장 “괴담으로 이미지 훼손…강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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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악산’ 포스터와 스틸컷.
영화 ‘치악산’ 포스터와 스틸컷.
강원 원주시가 영화 ‘치악산’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기로 했다. 흉흉한 괴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지역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며 영화 제작사인 도호엔터테인먼트에 요구한 영화 제목 변경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는 것이다.

원주시는 영화 ‘치악산’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영화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치악산에 위치한 구룡사는 영화 개봉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오는 28일 발표할 예정이고,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와 치악산을 브랜드로 쓰는 농축산 및 관광 분야 기관, 단체도 영화 상영 반대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앞서 원주시는 도호엔터테인먼트와 2차례 회의를 갖고 영화 제목 변경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치악산’이라는 대사 삭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도호엔터테인먼트는 원주시 요구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혔다. 도호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통해 “그렇게 된다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으며, 주요 출연 배우 중 한 명이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재촬영 역시 불가한 상황이다”고 했다. 또 “본편 내 이미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가 기입돼 있다”며 “다만, 해당 문구가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 부분에 위치해 있어, 보다 많은 관객분께 노출될 수 있도록 본편 상영 이후 바로 등장하도록 재편집을 진행하는 방향 역시 함께 고려 중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조차 알지 못하는 잔혹한 괴담이 영화화되자,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됨과 동시에 모방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며 “회의 석상에서는 시의 제안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서서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태를 보면 협상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13일 개봉할 예정인 영화 ‘치악산’은 40년 전인 1980년 치악산에서 열여덟 토막이 난 시체 10구가 발견됐다는 괴담인 이른바 ‘치악산 18토막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호러물이다.

괴담에 대해 경찰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진용 원주경찰서 형사과장은 “그 당시에는 전산이 지금처럼 촘촘하게 짜여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 원주는 물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한참 전에 근무하다 퇴임한 경찰, 검시관 선배들까지 수소문해 물어봤으나 그런 사건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명을 딴 영화 제목으로 논란이 빚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경기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체험형 공포영화 ‘곤지암’ 개봉을 앞두고 주민들이 제목 변경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2016년에는 어두운 분위기의 스릴러 영화인 ‘곡성’ 제작사가 전남 곡성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영화 제목에 지명인 ‘谷城’이 아닌 곡하는 소리라는 뜻의 ‘哭聲’을 한자명으로 병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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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강수 원주시장은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이자 건강도시인 원주의 이미지가 듣도 보도 못한 괴담으로 훼손되어 버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영화 개봉으로 인해 36만 시민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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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 치악산 비로봉 정상에 있는 돌탑. 서울신문 DB
강원 원주 치악산 비로봉 정상에 있는 돌탑.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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