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수술 안 한 트렌스젠더도 ‘여자’”…한국도 성별정정 쉬워지나

法 “수술 안 한 트렌스젠더도 ‘여자’”…한국도 성별정정 쉬워지나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3-03-15 01:10
수정 2023-03-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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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미인대회인  ‘미스 인터내셔널 퀸 2022’에서 베트남 참가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위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미인대회인 ‘미스 인터내셔널 퀸 2022’에서 베트남 참가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위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한국 법원이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에 대해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별 정정을 허가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14일 “서울서부지법 제2-3민사부(재판장 우인성)가 지난달 15일 트랜스젠더 A씨에 대한 성별 정정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전환수술 강제가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므로, 수술이 아닌 다른 요건에 의하여 그 사람의 성 정체성 판단이 가능하다면 그에 의하여 성 정체성을 판단하면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신적 요소가 정체성 판단의 근본적 기준이며, 생물학적, 사회적 요소보다 우위에 두어 판단해야 한다”며 “외부 성기가 어떠한가는 성 정체성 판단을 위한 평가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에 따르면 A씨는 태어날 때 ‘남성’으로 출생신고가 되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여성으로서의 성 정체성이 확고하여 만 17세인 2015년부터 꾸준히 호르몬요법을 이어왔다. 가족은 물론 학교와 직장에서도 여성으로 일상생활을 해왔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아 “사회적 혼란과 혐오감 불편감 당혹감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성별 정정 허가 신청을 기각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성전환자의 외부 성기가 제삼자에게 노출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극히 이례적인 경우를 전제하여 혼란, 혐오감 불편감, 당혹감 등이 사회에 초래된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건을 대리한 장서연 변호사는 “이제 더 이상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법적 성별 정정을 위하여, 원하지 않는 수술을 강요당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번 결정이 다른 법원에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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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3년 만에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대형 무지개 깃발이 펼쳐지고 있다. 2022.7.16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3년 만에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대형 무지개 깃발이 펼쳐지고 있다. 2022.7.16 연합뉴스
선언만 하면 성별 바꿔주는 해외 사례해외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성전환수술을 성별 정정의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핀란드에서는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선언하면 이를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지금까지는 성전환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의사의 소견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새 법안에는 18세 이상 성전환자가 ‘자기 선언’ 과정만 거치면 법적으로 성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앞으로 18세 이상의 핀란드인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것만으로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의회는 성전환 인정을 간소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의학적 진단 없이도 16세를 넘으면 법적 성별 정정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영국 정부는 1999년 스코틀랜드 의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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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1972년 제정된 성별 정정 관련 법률에서 성별 정정을 위해 성전환수술을 요구하는 조항이 있었지만, 2012년 12월 19일 위헌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1972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성별 정정을 위해 자신의 뜻과 달리 생식능력을 박탈하게 된 트랜스젠더에 대하여 금전배상을 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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