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심폐소생술 받던 한명 됐을지도”…목격자도, 시민도 트라우마 우려

“나도 심폐소생술 받던 한명 됐을지도”…목격자도, 시민도 트라우마 우려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2-11-01 17:49
수정 2022-11-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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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흐르는 눈물
계속 흐르는 눈물 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1 연합뉴스
직장인 조모(24)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았다가 곧바로 참사 현장을 목격했다. 긴박하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구급대원과 시민들 너머로 창백한 얼굴과 힘없이 늘어진 팔다리가 보였다. 눈 앞에 펼쳐진 비현실적인 장면을 믿을 수 없던 조씨는 ‘무슨 사고일까, 그래도 구조 중이니 모두 살아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튿날 아침 사망자 수를 확인하고 깊은 우울감에 빠졌다. 조씨는 1일 “사람들이 CPR을 받던 장면이 계속 떠오르고 이들이 죽어갈 때 내가 놀고 있었다는 게 너무 괴롭다”면서 “‘조금만 빨리 갔으면 나도 그 중 한명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는 현장에서 살아남거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족과 지인뿐 아니라 사건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시민들에게도 깊은 정신적 상흔을 남겼다. 한 사람이라도 더 회복되길 기원하는 마음에 오랫동안 참사 현장을 지켜보거나 당시 영상이나 뉴스를 찾아 본 게 오히려 이들에게 트라우마로 남게 된 것이다.

참사 현장 한가운데 있던 직장인 김모(26)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돌아다니는 당시 사진이나 영상을 볼 때마다 당시 기억이 떠오른다”면서 “경찰과 구급대가 도착했지만 사람들이 바로 구조받지 못하고 몇몇만 겨우 담을 넘어 인파를 빠져나오던 아비규환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죄책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며 마음을 달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경기 의정부에서 연차를 내고 방문한 직장인 김경아(30)씨는 “이태원 인근 녹사평에도 합동분향소가 있지만 그곳으로 가면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아 이곳으로 왔다”면서 “희생자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안타까운데 악몽까지 꾼다는 친구들을 보면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은 사회적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친구와 함께 온 박모(24)씨도 “요즘 인파가 몰리는 곳에 갈 때면 심박수가 오른다”면서 “죄책감이 들었는데 함께 애도를 하니 비로소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도 현장에 있었거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은 시민들에게도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유가족과 부상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광장과 이태원광장에 차려진 합동분향소 옆의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 현장상담소’와 25개 자치구 정신보건센터 시민상담소 등에서 시민들이 무료로 참사 트라우마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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