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폭력 활동가 강연 막은 포항공대 학생들

반성폭력 활동가 강연 막은 포항공대 학생들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1-05-03 17:39
수정 2021-05-0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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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들 “외부세력까지 이용한 사상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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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총여학생회 연대 성명
포항공대 총여학생회 연대 성명 여성전진 공동행동
포항공대 총여학생회가 추진한 여성 인권활동가 초청 강연이 일부 재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강연 중단은 물론 총여학생회 폐지까지 요구하며 온라인 시위에 나섰다. 여성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공동성명을 내고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포항공대 총여학생회는 지난달 30일 반성폭력 활동가인 하예나(본명 박수연·24)씨를 초청해 ‘여성운동과 디지털 성폭력’을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열 예정이었다. 하씨는 2016년 한국 최대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인 소라넷 폐쇄에 앞장선 인물로 2018년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주의자인 하씨의 강연이 예고되자 포항공대 재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은 지난달 27일부터 학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우리가 낸 학생회비로 남성 혐오적인 강연을 열어 포항공대의 이미지를 실추한다”고 주장하면서 학생지원팀 전화번호를 게시하고 유선 항의를 유도했다. 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하씨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청하는 게시물이 수십 건 올라오고 실제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총여학생회 구성원에 대한 신상털이 위협도 확인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강연을 연기하기로 했다.

여성의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리셋, 유니브페미 등 12개 여성단체가 참여한 여성전진 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씨의 강연을 재개하고 여학생들을 보호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연사의 행적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부세력까지 끌어들여 탄압하는 것은 명백한 사상검증”이라면서 “이런 일이 반복해 용인되면 여성 폭력과 혐오가 정의로운 행동처럼 합리화된다”며 우려했다.

총여학생회에 대한 백래시(반발성 공격)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5월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성소수자인 은하선 칼럼니스트 초청 강연을 열었다가 학내 반발에 직면했고 이 일이 계기가 돼 이듬해 1월 학생 투표를 거쳐 총여학생회가 폐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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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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