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붕괴 사고’ 유치원에 아동학대 교사 발령...부모 두번 울린 교육청

[단독]‘붕괴 사고’ 유치원에 아동학대 교사 발령...부모 두번 울린 교육청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19-03-13 18:18
수정 2019-03-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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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유치원 학대 혐의 교사 발령 논란
장애아동 학대 혐의로 300만원 벌금형
명령불복 후 정식재판 신청…교사직 유지
市 교육청, “형 확정 안돼 중징계 불가”
새 원장도 장학사 부정 채용 의혹 ‘잡음’
지난해 9월 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며 상도유치원 건물이 일부 무너지고 기울어 있다. 2018. 9. 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해 9월 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며 상도유치원 건물이 일부 무너지고 기울어 있다.
2018. 9. 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해 9월 건물이 반파돼 교육당국이 특별관리하는 서울상도유치원에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교사가 배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유치원 아이들과 학부모가 여전히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서울교육청이 둔감한 행정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공립유치원 교사 A씨는 지난 2월 정기인사 때 강동구의 한 유치원에서 동작구의 서울상도유치원으로 전보발령받았다. 그는 2017년 아동학대 혐의로 법원에서 약식명령으로 벌금 300만원 형을 받았던 인물이다. A씨는 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후 현재까지 2년째 교사직을 유지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깍두기 등 장애 아동이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강제로 입에 밀어 넣은 뒤 입을 막거나 양치를 시킨다며 아이를 강압적으로 붙잡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대 정황은 당시 같은 유치원에 근무한 내부자의 신고로 드러났다. 신고자는 또 다른 학대 의혹도 제기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은 불기소 처분했다.

법적 판단이 미뤄진 사이 인사권을 가진 서울교육청은 느긋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인사상 조치를 내릴 수 있는데 가장 수위가 낮은 견책 조치만 내렸다. 교육청 관계자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진 적극적 징계 등의 조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A씨를 서울상도유치원에 배치한 동작교육지원청 측도 “형 확정 전이어서 어떤 편견도 없이 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청도 과거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여 A씨가 아이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의사에 반하게 ‘교육적 개입’을 했음을 확인했고, 유치원도 인사 위원회를 개최해 교사에게 주의 조치하는 등 잘못을 일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해당 유치원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직접 증거가 없는데 증언만으로 학대 혐의를 받는 건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은 A씨 입장을 듣기 위해 유치원 등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상도유치원의 인사 잡음은 또 있다. 이 유치원의 새 원장으로 발령받은 B씨는 교육청 유아교육과장 당시 장학사 부정 채용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다가 최근 주의조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육청은 이 유치원 인사발령을 두고 “지난해 재난 사고를 감안해 유능하고 역동적인 교직원들을 배치했다”고 자평했다.

서울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낙인찍지는 않겠지만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유치원은 지난해 9월 한밤중 근처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건물이 일부 붕괴되는 사고를 겪었다. 자칫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악몽을 겪은 뒤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심적 고통을 호소해 왔다.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정순경 대표는 “아동학대 혐의자의 형이 확정될 때까지 아동과 분리 조치하지 않는 것은 학부모로선 너무 불안한 일”이라면서 “교육당국이 학부모 입장에 공감하고 배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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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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