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어떻게 발행될까…정착까지 난관 산적

국정교과서 어떻게 발행될까…정착까지 난관 산적

입력 2015-10-09 14:14
수정 2015-10-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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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서술 축소될 듯…일부 역사교수들 집필 불참 선언

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새 교과서가 교육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는 11일 새누리당과 당정회의를 거쳐 교과서 국정화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교과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산하 국사편찬위원회가 교과서 개발을 맡고 대학교수, 교사, 역사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집필진을 공모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정 교과서는 2017학년도에 학교에 보급된다.

◇ 집필기간 늘리고 근·현대사 비중 줄어드나

국사편찬위원회는 대학교수, 교사, 연구기관 전문가 등으로 연구·집필진을 꾸려 교과서 개발에 착수한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진재관 편사부장은 “진보 혹은 보수 편향 논란이 일지 않도록 다양한 집단의 의견을 물어 집필진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과서 편찬 과정에서 수정·보완에 관여하는 편찬심의회를 역사학계 외 학부모, 교육·국어·헌법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과서 개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오류가 없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집필기간을 늘리고 논란이 되는 서술을 줄일 공산이 크다는 게 교육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교육부는 올해 7월 ‘교과용 도서 개발 체제 개선 방안’에서 검정 교과서의 집필기간을 최소 1년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학생용 검정교과서의 경우 집필 기간이 평균 8개월에 불과하는 등 집필을 꼼꼼히 하는데 기간이 짧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 사회적 논쟁이 치열한 근·현대사 비중은 현행 교과서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한국사 교과서의 성취기준에서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을 현행 5대 5에서 6대 4가 되도록 축소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이 문제 삼는 북한에 대한 서술 등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근현대사 해석에서 민감한 부분이 줄어들겠지만, 역사학계나 교육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근현대사 교육을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올해 일본 정부가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집필진 구성 ‘난항’·일부 교사 불복종 운동 우려

정부가 만들 국정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이용되기까지의 길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집필 과정부터 삐걱거릴 수 있다.

학계에서는 국정 교과서에 반대하는 여론이 큰 상황에서 교과서 연구·집필진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작업에 뛰어들기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국정교과서 연구·집필에 중도, 보수, 진보 등 다양한 시각을 가진 이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정부와 여당이 내세우는 ‘균형잡힌 교과서’는 그만큼 어렵게 된다.

교과서가 발간되더라도 교사들이 얼마나 가르칠지 물음표를 붙이는 이들도 있다.

현행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정도서가 있는 과목은 학교가 이를 써야 한다.

그러나 교사가 국정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으로 예단할 수 없다. 교과서 이외에 다양한 참고자료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역사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국정 교과서에 대한 교사들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교과서가 학교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사 2만4천195명을 대상으로 국정화에 대한 찬반 의견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전국 대부분 교육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민주주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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