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 진상규명 차원 가능” “공권력 부여는 삼권분립 위배”

“중대범죄 진상규명 차원 가능” “공권력 부여는 삼권분립 위배”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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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법 수사권·기소권 부여 법리 논쟁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안에 대해 유가족들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달라’며 정면 거부함에 따라 각계의 법리 논쟁이 갑론을박 식으로 벌어지는 형국이다.

수사·기소권 부여를 반대하는 새누리당은 21일 “위헌 소지가 있을뿐더러 현 형사사법 체계와 배치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를 고수했다. ‘형사법상 자력구제 금지 원칙’(피해자가 가해자를 조사·수사·기소할 수 없다는 원칙)에도 반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삼권분립에 위배될 소지는 있어도 위헌은 아니다”라는 논리와 “유가족·국민이 원하는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권 이양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됐다. 반면 일각에선 “전무후무한 국가적 재난 앞에 명명백백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나 법치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려선 안 된다”는 반대론도 적지 않았다.

이상경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권력은 헌법상 권력이 아니고 검찰청법상 조직으로 검·경이 행사하는 공권력인 수사권을 민간 조사위에 부여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위배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헌법이 (검찰 외 조직에) 수사권 부여를 금지하는 조항이 없어 위헌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특검은 처벌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춘 조사위 기능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 “유족들 요청을 큰 틀에서 수용하는 게 국민 보호라는 국가 기능을 위해 맞다”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력구제 금지는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폭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금지된 것”이라면서 “진상 규명이 최우선 과제인 세월호법에 맞지 않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준 해외 사례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처럼 국가소추를 적용한 독일에서도 중대 범죄에 대해선 피해자가 수사·기소할 수 있는 사인소추를 일부 인정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홍일표 세월호특별법 태스크포스(TF) 새누리당 간사는 “미국의 9·11 테러 진상조사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진상조사위도 1년 이상 활동했지만 수사권까지 부여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1948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제헌헌법에 의거해 수사권을 가졌던 전례는 있다.

반면 진상조사위 권한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 교수는 “압수수색 같은 강제 수단을 동원하지 못하고 사후 과태료 부과 등에 그친다면 조사권의 실효성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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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4-08-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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