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 정국 표류] ‘5·19’에서 멈춰버린 세월호법…유족 “이제 靑이 응답하라”

[세월호법 정국 표류] ‘5·19’에서 멈춰버린 세월호법…유족 “이제 靑이 응답하라”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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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헛발질한 세월호 정국

‘세월호특별법(세월호법) 시계’가 5월 19일로 되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만난 뒤 사흘 만에 “국가 개조” 담화를 발표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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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의 각계 대표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특별법의 제정을 청와대에 촉구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시민사회의 각계 대표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특별법의 제정을 청와대에 촉구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그날 이후 21일 현재까지 ‘세월호 정국’이 조성되며 국회는 세월호법 제정에 ‘올인’했다. 세월호 국정조사를 실시했고, 여야가 세월호법 합의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들은 전날 총회에서 “세월호 국정조사에 절망했다.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법을 폐기하고 가족 청원안대로 돌려 달라”며 합의안을 불신임했다. 세월호 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이제 청와대가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즉각 거부했지만, 가족들은 몇 번이고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처럼 참사 직후 호소할 곳을 찾지 못한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 대통령의 사과와 직접 면담을 줄기차게 요구하던 상황이 재현되는 중이다. 해양경찰 해체, 국가안전처 신설 등 담화는 이행되지 않은 채 ‘세월호 이전’과 같은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바뀐 풍경도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각오를 불태우며 6월 이후 세월호 이슈를 관장해 온 정치권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큰 정치를 해야지 고통스러운 유가족 정서를 그대로 좇아가서 정치가 가능하겠느냐”(이인제 최고위원)며 특별검사 수사를 규정한 여야 합의안을 변호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의 합의에는 한계가 있다”(문병호 의원)며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가족들이 좀 더 이해하도록 노력하자는 의견과 (여야 합의안) 수용 불가라는 유가족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두 제기되고 있다”며 사면초가 처지를 설명했다. 39일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인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 곁에서 사흘째 단식 중인 문재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사 책임은 대통령, 정부, 여당에 있는데 왜 유족 설득을 야당에 전가하느냐”면서 “박 대통령이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필요하다면 여야와 유족이 함께 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가 합의는 없다며 완고한 여당, 대안을 관철시킬 능력의 한계를 자인한 채 청와대에 공을 넘기는 야당의 모습이 교차하며 ‘의회정치 실종’이란 평가가 나온다. ‘무기력 국회’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국회 정상화, 국정감사, 세월호법을 제외한 다른 법안 처리 등의 향후 일정에 차질도 예상된다.

뒤늦게 자성의 목소리도 표출됐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유족을 제대로 위로하지 못한 결과가 불신으로 나타나 안타깝다”고 했다. 조정식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은 “조사위에 수사권 부여니, 특검이니 논리 다툼 전에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했어야 하는데 죄송하다”고 했다. 5일 동안의 방한 일정 내내 세월호 유가족을 어루만지며 화합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 각성이 일었지만, 때를 놓친 게 아닌지 후회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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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4-08-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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