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가해자·피해자 같은 방에 재웠다

성추행 가해자·피해자 같은 방에 재웠다

입력 2014-06-10 00:00
수정 2014-06-10 00: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장애인 상습 폭행·보조금 유용’ 인강재단, 또 다른 산하 시설서도 인권침해

경기 연천의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성추행, 강제 노동, 기저귀 사용제한 등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각한 인권침해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곳은 지난 3월 장애인을 상습 폭행하고 국고보조금을 유용해 파문을 일으킨 서울 도봉구의 사회복지시설 ‘인강원’<서울신문 2014년 3월 13일자 9면>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의 또 다른 산하 시설 ‘송전원’(2009년 설립)이다.


9일 장애인·시민단체로 구성된 ‘인강재단 장애인 인권유린 및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송전원에서 거주인 간의 성추행, 강제적 노동, 기저귀·생리대 사용 제한 등 비인간적 처우, 외출 금지 등 자유 제한 등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복지서비스를 받게 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해 인권위가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진정서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5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송전원에서 거주인 간 성추행이 발생했지만 직원들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 거주인 A씨가 다른 남성 거주인 B씨의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지만 직원들은 “(같은) 방에서 좀 떨어져서 자라”고 말했을 뿐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은 채 한 방에서 생활하도록 내버려 뒀다.

노동 능력이 있는 거주인들은 ‘직업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밭일, 나무 땔감 줍기, 설거지, 세탁 및 청소 등 시설 내 각종 업무에 강제 동원됐다. 직업 훈련의 경우 일정 기간 단계별로 수행되어야 하며 직업활동으로 연계돼야 하지만 거주인들은 무임금 노동을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에 대한 대가를 임금 대신 음식으로 대체하거나 심지어 종이로 만든 ‘가짜 돈’을 주기도 했다.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기저귀와 생리대 개수를 평균 1~3개로 제한하는 등 비인간적 처우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 때문에 일부 거주인은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거나 심한 경우 피부 발진 등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송전원이 경기 연천의 외곽에 있는 까닭에 거주인들이 바깥 활동을 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등 이동의 자유 역시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주인 대부분은 직원과 동행하거나 방문자가 있을 때만 외출이 가능했다.

대책위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인권침해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강재단에 대해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는 등 적용 가능한 행정처분을 동원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시는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인강재단 관할 자치구인 도봉구에 구본권 이사장을 포함해 인강재단 이사 7명 전원에 대한 해임을 명령했지만, 대책위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임시 조치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설을 운영하는 해당 법인의 이사진 전원을 해임하고 보조금 환수 조치를 명령하는 등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한 상태”라며 “하반기에 장애인 거주 시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통해 인권침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애인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은 서울시가 제2, 제3의 ‘도가니 사태’를 막겠다며 2012년 1월 ‘장애인 인권침해 5대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설 내 인권 문제와 비리가 있을 경우 해당 시설을 바로 퇴출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인강재단 산하 시설들을 즉각 폐쇄해 인권침해와 비리에 휩싸인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이 마포구 본사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주도로 성사됐으며, 한용길 TBS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이어져 재단 정상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날 의원단은 경영진 6명과의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지 않고,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방송 제작과 기술, 행정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실무 직원 30여 명과 마주 앉았다.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의 의미를 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은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무임금 상태로 방송과 조직을 지켜오신 TBS 임직원 여러분의 고통과 노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중한 현실을 의회 차원에서도 결코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철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thumbnail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06-10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