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법정서 ‘위조문서’ 거론됐는데도 제출강행 정황

檢, 법정서 ‘위조문서’ 거론됐는데도 제출강행 정황

입력 2014-03-13 00:00
수정 2014-03-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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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국정원 협조자’가 위조문서 제출될 것이라고 사전 제보

검찰이 ‘서울시 간첩 사건’의 항소심 법정에서 ‘조작된 문서가 증거로 제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변호인측의 구체적인 문제 제기를 받고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위조된 기록을 잇따라 제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변호인단은 지난해 12월 6일 열린 비공개 재판에서 “’국정원 협조자’라는 신원 미상의 남성이 조작된 문서가 검찰측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제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유씨 변호인이 공판에서 밝힌 이같은 발언 내용은 검찰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적혀 있다.

검찰 의견서를 보면, 변호인단은 ‘국정원 협조자라는 신원 미상의 남성이 유씨가 중국과 북한을 오간 출입경 기록이 변조돼 제출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런 주장이 맞다면 검찰은 변호인 측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문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재판부에 위조된 기록을 제출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문제의 국정원 협조자가 유씨 측 변호인을 찾아온 것은 지난해 9월께다.

당시 변호인단은 이 협조자의 발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이 실제로 같은해 11월 1일 변호인이 확보한 기록과 배치되는 허룽(和龍)시 공안국 명의의 출입경 기록을 재판부에 제출하자 ‘검찰도 국정원에게 속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이 사실을 법정에서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을 통해 입수한 증거 검증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취지였다.

이후 검찰은 이 남성이 실제로 같은해 9월 3일 국정원에 전화해 ‘출입경 기록을 떼주겠다’고 말한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2012년 여주에서 발생한 중국인 납치 사건의 제보자로, 이 사건 주모자를 직접 중국에서 한국으로 데려왔고 이후 검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전력이 있다. 중국에서는 사업을 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해당 인물은 ‘신뢰할 만한 인물’로 볼 수 있는 만큼 검찰이 변호인단의 경고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엄밀한 검증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검찰은 12월 20일 다시 국정원으로부터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이 발급했다는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를 받아 법정에 제출했다.

국정원 정보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문서 위조’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법정에서 듣고도 국정원이 건넨 문서를 면밀한 검증 없이 재판부에 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문서는 지난 5일 검찰 조사 직후 자살을 기도한 국정원 협조자 김모씨가 위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증거 조작 진상조사’가 ‘수사’로 전환되는 단초가 됐던 문건이다.

특히 이 남성이 국정원에 전화를 건 시점은 9월 초로 검찰과 국정원이 유씨의 출입경 기록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시점이었다.

결국 대검찰청을 통해서도 구하지 못한 유씨 출입경 기록을 국정원이 문제의 정보원으로부터 ‘떼주겠다’는 전화를 받은 지 20여일 만에 구했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받은 문서의 진위에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데도 여과없이 제출한 점을 볼 때 검찰도 위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검찰은 중국 정부가 위조라고 밝힌 유씨의 출입경 기록 입수 경위에 대해서도 국정원을 통해 비공식 루트로 입수하고도 “대검이 중국에 공문을 보내 정식으로 발급받았다”며 법정에서 수차례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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