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환자인데도…앙심품고 ‘저속운행’ 구급대원 파면 정당

뇌출혈 환자인데도…앙심품고 ‘저속운행’ 구급대원 파면 정당

입력 2014-01-08 00:00
수정 2014-01-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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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인 응급환자를 이송하면서 먼 거리를 일부러 돌아가거나 시속 20∼30km로 ‘거북 운전’한 구급대원을 파면한 것은 적절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소방서에서 구급차 운전을 해온 김모(50)씨가 “파면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6월 서울 양천구에 의식불명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상급자와 함께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하자 보호자는 16세인 환자가 이전에 뇌출혈 수술을 받았고 친척이 의사로 있는 A 대학병원에서 계속 치료받아왔다며 그곳으로 이송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씨의 상급자도 A 대학병원으로 구급차를 몰라고 지시했지만, 김씨는 조금 더 가까운 B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고집했다.

김씨가 보호자 요청과 상급자 지시를 무시하고 B 대학병원으로 차를 몰면서 구급차 안에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보호자가 A 대학병원으로 가달라고 울면서 애원했는데도 김씨는 B 대학병원으로 갔고, 결국 병원에 도착해서도 다툼이 이어지자 차를 돌려 A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김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은 데 불만을 품고 A 대학병원으로 가면서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가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시속 20∼30km로 저속 운행했다.

또 수차례 급정거를 해 환자의 몸을 잡고 있던 보호자가 몇 번이나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다행히 환자는 목숨을 건졌지만 김씨는 이 밖에도 근무시간에 구급차를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등 비위를 저질러 파면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구급대원은 보호자 진술과 이송희망병원, 기존에 받던 치료 등을 고려해 적합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김씨는 보호자 요청과 상급자 지시를 모두 무시하고 다른 병원으로 가려 했다”며 징계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차량 소통이 원활한데도 저속운행과 급정거를 하는 등 응급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소방공무원의 본분을 망각해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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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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