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고가 아파트 명품벽지가 ‘짝퉁’

대형건설사 고가 아파트 명품벽지가 ‘짝퉁’

입력 2010-06-15 00:00
수정 2010-06-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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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고가 아파트에 하도급 업체들이 유통업체와 짜고 저가 모조 직물 벽지를 납품한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5일 유명 건설업체의 신축 아파트에 저가의 모조 직물벽지를 미국산 유명 제품으로 속여 사용한 혐의(사기 등)로 최모(57)씨 등 하도급 업체 4개사 관계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하도급 업체에 모조 제품을 공급한 제조업자 구모(43)씨 등 3명과 유통 중개인 곽모(45)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하도급사 관계자는 롯데,신동아,현대,GS건설 등 4개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하는 신축 아파트의 인테리어 공사에 모델하우스에 쓴 미국산 직물벽지 대신 저가의 국산,중국산 제품을 주방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아파트에 사용한 국산,중국산 제품은 가격이 미국산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이번에 적발된 하도급사 관계자와 제조·유통업자는 모두 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짝퉁’ 벽지가 사용된 아파트에는 서울시내 유명 고가아파트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도급업체 관계자들은 시공사와 정품 수입업체가 벽지의 정품 여부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자 미국산 제품을 정상적으로 수입한 것처럼 속이려고 관세청의 수입신고필증까지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구씨 등 모조 직물벽지 제조·유통업자들은 하도급 업체가 원가절감의 압박에 시달린다는 점을 알고 모델하우스에 적용된 벽지와 동일한 제품을 싼값에 공급해 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공사인 건설사 측은 사실상 피해자이지만 하도급사가 모조품을 사용한 것을 알게 되고 나서도 준공 지연과 회사 이미지 실추를 막으려고 모조품 유통업자와 정품 수입업자 간 중재를 주선하는 등 문제를 덮는 데 급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대형 건설사 직원이 수입 자재 사용과 관련해 정확한 검수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은 인정되지만,해당 건설사들이 하도급사와 공모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사가 고급 아파트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비싼 수입 마감재 사용만 고집하다 보니 일부 하도급 업체가 이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입주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 시공사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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