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필리버스터에 민주는 쪼개기 임시회… ‘동물국회’ 재현

한국 필리버스터에 민주는 쪼개기 임시회… ‘동물국회’ 재현

입력 2019-12-24 00:44
수정 2019-12-24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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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본회의 첫 안건부터 강대강 대치

한국 “역사의 죄인”… 필리버스터 돌입
첫 주자 주호영 “의회 민주주의 깨졌다”
문재인 정부 비판하며 자정 넘겨 지속
민주 “26일부터 바로 임시회 소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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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본회의 안건 순서를 바꿔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4+1 협의체’가 만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단상으로 몰려나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본회의 안건 순서를 바꿔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4+1 협의체’가 만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단상으로 몰려나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에 ‘동물국회’를 재현했다.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쪼개기 임시회’와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국민은 2019년 그리고 20대 국회가 ‘난장판’으로 마무리되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보게 됐다.

앞선 패스트트랙 충돌 때처럼 직접적인 몸싸움은 없었지만 개혁 취지가 무색해진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여당과 국회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극단적인 대여투쟁만 고집하는 제1야당의 무책임한 행태는 또 다른 의미의 동물국회였다.

한국당은 이날 본회의 개의 전부터 예산부수법안에 무더기 수정안을 제출하고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본회의 저지 의지를 나타냈다.

예상대로 첫 번째 안건 처리부터 여야는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번 임시회 회기를 내년 1월 9일에서 오는 25일까지로 줄이기 위한 임시회 회기결정 수정안을 처리하려 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단상 앞으로 몰려나와 “의장 사퇴”, “아들 공천”, “공천 대가” 등 고성을 지르며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4번째 안건 상정을 앞둔 문 의장은 주세법 개정안 대신 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의사일정 변경 요청이 올라오자 표결을 통해 이를 받아들였다. 27번째 안건이었던 선거법 개정안이 갑작스레 상정되자 한국당 의원들은 “역사의 죄인” 등을 외치며 격렬하게 반발했지만 표결 결과를 뒤집을 수 없었다. 한국당은 결국 오후 9시 49분쯤 신청해 뒀던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필리버스터 1번 주자로는 4선인 주호영 의원이 나섰다. 주 의원은 장시간 필리버스터를 대비해 기저귀까지 찬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의원은 “무리하게 출범시킨 패스트트랙을 뒤로 돌릴 수 없으니 불법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이 넘어가자는 문 의장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로써 의회 민주주의는 깨졌다”고 했다. 주 의원은 탈원전, 입시 등 다양한 주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 비판을 하며 자정을 넘겨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주 의원이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언급하자 민주당 의원이 “들을 게 있어야 듣지”라며 항의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들을 거 없으면 나가세요”라고 맞받아쳤다.

상당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본회의장에 대기 중인 의원들은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때 잠시 눈을 감은 문 의장을 향해 한국당의 한 의원이 “의장님 졸지 마세요”라고 외쳤고 문 의장은 다시 정면을 응시하기도 했다.

한국당 외에도 민주당과 정의당은 선거법 찬성 의견을, 바른미래당은 반대 의견을 밝히기 위해 각각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를 짜 임시국회 회기 및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는 26일 0시까지 본회의장에 남아있기로 했다.

민주당의 요구로 26일 임시국회가 또 소집되면서 선거법 개정안은 이르면 26일 표결이 가능할 전망이다. 회기가 짧을수록 표결 처리도 빠르게 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은 ‘쪼개기 임시회’를 통해 검찰개혁법과 유치원 3법 등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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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12-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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