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서 내린 무장계엄군, 창문 깨고 진입… 본회의장 앞 몸싸움도

헬기서 내린 무장계엄군, 창문 깨고 진입… 본회의장 앞 몸싸움도

곽소영 기자
입력 2024-12-06 00:59
수정 2024-12-0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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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당시 국회 10분 3초 CCTV 공개

230명 투입… 50여명은 담장 넘어
직원·보좌진과 대치로 ‘아수라장’
벽 부서지고 직원 일부 부상당해
해제안 가결 후 후문으로 군 철수
사무처, 피해 상황 법적 대응 방침
국회사무처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밤의 긴박했던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5일 공개했다. 10분 3초 분량의 영상 안에는 계엄군이 헬기를 통해 국회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계엄 선포 해제 이후 철수하는 모습까지 전 과정이 담겼다. 사무처에 따르면 계엄군 230여명은 3일 오후 11시 48분부터 4일 오전 1시 18분까지 24차례 헬기를 동원해 국회 경내로 진입했다. 나머지 50여명은 국회 담장을 넘어 경내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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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밤 계엄령 선포 직후 계엄군이 국회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5일 공개됐다. 계엄군은 헬기를 타고 국회운동장에 착륙해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했고(왼쪽 사진) 국회 직원들은 국회의사당 3층 중앙홀로 접근하려는 계엄군을 저지했다(가운데 사진). 오른쪽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처리된 뒤 계엄군이 국회사무처 경호기획관실 직원 등의 유도에 따라 철수하는 모습. 국회사무처 제공
지난 3일 밤 계엄령 선포 직후 계엄군이 국회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과정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5일 공개됐다. 계엄군은 헬기를 타고 국회운동장에 착륙해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했고(왼쪽 사진) 국회 직원들은 국회의사당 3층 중앙홀로 접근하려는 계엄군을 저지했다(가운데 사진). 오른쪽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처리된 뒤 계엄군이 국회사무처 경호기획관실 직원 등의 유도에 따라 철수하는 모습.
국회사무처 제공


#계엄군 국회 경내 진입

사무처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계엄군은 3일 밤 헬기를 타고 국회 본관 뒤편의 운동장에 착륙해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했다. 처음 경내에 착륙한 헬기는 3대로 헬멧과 K1 기관단총, 방탄조끼 등으로 무장한 계엄군들은 헬기에서 내려 국회 본관 내부로 줄지어 들어갔다.

같은 시각 국회 밖에서는 계엄군이 국회 담장을 통해 출입을 시도하고 있었다. 당시 국회 인근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4000명의 시민이 모여 있었다. 정문에서는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 취재진, 유튜버 등의 시민들이 출입을 통제하는 국회경비단 및 경찰과 대치하고 있어 계엄군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자 계엄군은 국회 수소충전소 부근에 있는 담장을 넘어 경내로 진입했다.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은 특수전사령부 예하의 707특수임무단과 제1공수특전여단,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군사경찰특임대 등 23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의 포고령에 따라 계엄군은 의원들이 회의장 내에 모여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시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본관 내부 진입 시도

계엄군이 접근해 오자 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 등 정당활동이 이뤄지는 국회 본관에서는 계엄군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대치가 이어졌다. 국회 2층의 정문 격인 정현관에서는 본관 내에 있던 사무처 및 경호기획관실 직원들과 보좌진이 책상과 소파, 의자 등 사무실 내 각종 가구를 끌고 와 출입문 봉쇄에 나섰다.

출입문 밖에선 진입하려는 계엄군을 몸으로 막아서는 직원들과 계엄군 간에 물리적인 충돌이 일었다. 직원들은 문을 막을 집기를 날랐고 보좌진은 “지금 당장 국회로 오라”고 전화를 돌리며 인원을 모았다. 2층 정의당 회의실 옆 출입구에서는 진입을 시도하는 계엄군과 몸으로 막는 직원들 간의 대치로 문에 구멍이 뚫리고 벽이 부서졌다. 계엄군 진입을 막기 위해 문을 향해 소화기를 뿌리고 소화전을 가동시켰다. 시야가 막히고 물바다가 된 2층 복도에서 직원들은 마스크를 가져와 나눴다.

#본회의장 진입로 대치

국회 내부로 진입하는 통로가 뚫린 것은 2층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이다. 출입문이 막히자 계엄군이 본관 건물을 우회해 정책위의장실의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하면서다. 정책위의장실 안팎에서 계엄군이 사무실을 통해 본관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직원들과 계엄군 간 대치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창문 파편과 함께 화분이 깨져 나뒹구는 등 정책위의장실 내부는 아수라장이 됐다. 문이 열리는 반동에 튕겨져 나간 한 직원은 바닥에 얼굴을 쓸려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

진입한 계엄군은 본관 3층 로텐더홀을 통해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이 진행되는 본회의장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본회의장으로 가는 복도를 몸으로 막고 소화기를 뿌려 계엄군의 진입을 막았다. 보좌진은 서로 팔짱을 껴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기도 했다. 본회의장으로 가는 출입문들은 모두 인근 소화전 호스로 문고리를 휘감아 열리지 않도록 막아 둔 상태였다.

#계엄 해제 요구 가결 후 철수까지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들어온 지 약 3분 만에 본회의장에 모인 190명의 의원은 본회의를 개회했다. 본회의장 내부에서도 바깥 상황을 전달받은 의원들이 “빨리 손들어라”, “(계엄군이) 이 앞까지 와 있다고 한다”고 항의하며 표결을 재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런 사태는 절차가 잘못되면 안 된다”며 침착하게 표결에 부쳤고 오전 1시쯤 190명 전원 동의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다.

이후 계엄군은 사무처 및 경호기획관실 직원들의 유도로 의원회관과 본관 후문을 통해 철수했다. 계엄군은 국회 외곽 5문, 국회 외곽 7문 등 국회 밖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줄지어 올라타 국회를 벗어났다.

사무처는 계엄 이후 발생한 인적·물적 피해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계엄군이 국회 본관 유리창을 깨고 건물에 진입하면서 발생한 피해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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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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