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년 전 ‘차떼기’ 원흉이라더니… 여야 ‘지구당 부활법안’ 30일 발의

[단독] 20년 전 ‘차떼기’ 원흉이라더니… 여야 ‘지구당 부활법안’ 30일 발의

김주환 기자
입력 2024-05-30 00:00
수정 202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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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 중에도 ‘부활’ 한목소리

지역당·후원회 설치… 모금 가능
국민의힘·민주당 추진 법안 비슷

지역별 조직·자금 확보 등 노림수
국민 선거 동원 등 병폐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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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도 민생도 극한대치
특검도 민생도 극한대치 추경호(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최근 여야에서 당원 소통과 풀뿌리 민주주의 강화를 명분으로 2004년 폐지된 지구당 부활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각각 관련 법안이 발의된다. 하지만 과거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로 불리며 정치부패의 심화를 부추겼고, 일명 차떼기(2002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전달 사건) 논란으로 폐지됐다는 점에서 과거의 병폐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29일 통화에서 “(지역당과 지역당후원회 설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정치참여 활성화’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고, 당론 채택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발의 취지는 정당 내 의사소통 확대와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다. 지구당이 폐지된 후 정당의 지역조직 역할을 시·도당 당원협의회가 맡고 있는데, 정당법상 조직이 아니어서 지역 내 사무실이나 유급 사무직원을 둘 수 없다. 이에 정당이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마다 ‘지역당’(지구당)을 설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지구당의 병폐를 줄이기 위해 연간 모금 한도액을 과거 2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사무직원 고용 인원을 2명에서 1명으로 제한한다.

다만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내놓는 지구당 부활 법안은 각 지역당이 현역 국회의원처럼 연간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고 사무직원은 2명까지 둘 수 있어 과거 지구당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쟁 중임에도 여야는 유독 ‘지구당 부활’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부산에서 열린 당원 행사에서 이를 “중요한 과제”라고 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총선 당선·낙선자들을 만나면서 회계감사 등 투명성 보장 장치를 갖춘 지구당 부활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원외조직위원장 대표단은 지난 2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지구당 부활을 건의했고, 당시 황 위원장도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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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도 민생도 극한대치
특검도 민생도 극한대치 이재명(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안주영 전문기자
민주당의 경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추미애 당선인의 낙마로 당원 2만명이 탈당한 상황에서 지구당 부활로 당원 권한 강화를 꾀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지역조직이 붕괴했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지구당을 조직 재활의 구심점으로 삼으려는 속내라는 해석도 있다. 조직과 자금이 늘어나는데 정당이 마다할 리가 있겠냐는 말도 돈다.

이들은 지구당의 폐해가 컸던 과거와 현재는 다르다는 주장이지만 국민이 이를 신뢰할지는 불투명하다. 1962년 12월 등장한 지구당은 정당의 기초 조직이었지만 김대중 정부 때부터 폐지 요구가 거셌다. 지구당이 중앙 정치와 유권자들을 연계하기보다 정치인이 선거를 앞두고 국민 동원 수단으로 활용했다. 2004년 3월 지구당이 폐지되기 직전인 2000년대 초반에 수도권 지구당은 선거가 없는 평상시에도 최소한 월 1000만원 이상의 운영비가 필요했고, 지구당 위원장은 불법 정치자금의 유혹에 취약했다. 또 운영비를 끌어오는 지구당 위원장의 사당화도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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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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