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의혹에…이수정 “왜 이렇게 민감하게 2차 피해를”

박원순 의혹에…이수정 “왜 이렇게 민감하게 2차 피해를”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7-22 09:40
수정 2020-07-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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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박원순 엇갈린 평가는 당연
피해자 존재도 인정해야
2차 가해, 명예훼손죄 적용 가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보는 불편한 시선에 대해 지적했다.

이 교수는 21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를 일부 정치권에서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인으로 부른 것에 대해 “이런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다가 신고를 하는 즉시 사실 법적으로는 ‘피해자’가 된다. 그런 부분조차 인정을 안 해주면서, 피해 사실을 일종의 음모처럼 몰고 가는 태도는 매우 잘못”이라며 “권력이나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희롱 사건이 계속 있고 많은 사건을 봤지만, 피해자라는 명칭조차 사용하면 안 되는 듯한 이런 사회 분위기는 저는 생전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또 이 교수는 “경찰에 절도를 당했다고 신고를 하면 그때부터 절도 피해자가 되는 거고 사기를 당했다고 신고하면 사기 피해자가 되는데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신고를 하면 왜 피해자가 안 되고 피해호소인이 돼야 하는 건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히 자격요건이 필요한 건지 심지어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참 괴이한 현상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 다수의 여성들, 특히 조직에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다 비슷한 느낌을 아마 받았을 것이다”며 “이렇게까지 신고하는 게 어려우면 만약 내가 그런 피해 상황이, 경험을 대면하게 되면 그럼 도대체가 이게 신고를 해야 되는 일인지 하지 말아야 되는 일인지 사실 고민까지 되는 이상한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적법한 절차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입증의 과정을 거쳐야만 유무죄가 가려지는 아주 좋은 사법절차를 갖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으로 무엇이 이루어지는 게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2차 피해, 2차 가해행위를 계속하고 있는지”라고 말을 이어 나갔다.

이날 이 교수는 “박원순 시장님이 하셨던 이제 여러 가지 성과들을 보면 사실 대한민국에 굉장히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본다. 저도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있는 분”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자 반응이 엇갈리고 당황하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그분을 추모하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 이 피해를 당하고 고소를 하신 이분의 피해도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존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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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오른쪽 두 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전 시장의 범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오른쪽 두 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전 시장의 범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유무죄는 가려질 것으로 예상”이 교수는 “경찰이 사건화를 할 때는 증거가 전혀 없는데 사건화를 하지는 않는다. 고소라는 건 고소가 될 만한 충분한 어떤 근거가 있어야지 이게 고소인으로 취급을 받는 거기 때문에 일단 그 대목까지는 충분히 무엇인가 해당 사항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피해자가 경찰에 2차조사를 받았고 본인이 말했던 사진과 문자기록 같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청 TF가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열심히 수사를 하고 있다”며 “관련 사건들의 유무죄가 갈리면 본건도 근거 없지 않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우리가 추정할 수는 있을 것, 여기까지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 비서 측이 22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연다.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도 직접 참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서울시 조사단에 대한 입장과 답변, 쟁점에 대한 피해자 지원 단체 및 법률대리인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민관합동진상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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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는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달했음에도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으로 추정된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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