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원로’ 정원식 前 총리 별세

‘보수 원로’ 정원식 前 총리 별세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0-04-13 01:44
수정 2020-04-1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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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기본합의서 서명·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체결

총리 때 3차례 방북… 김일성과 면담
전교조 강경 대응 탓 밀가루 봉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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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식 전 국무총리
정원식 전 국무총리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재직했던 보수 원로 정원식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91세. 신부전증으로 3개월여 전부터 투병하던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쯤 세상을 떠났다.

황해도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문화교육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1987년 6월 항쟁과 민주화의 큰 흐름 이후 문교부 장관에 취임한 그는 학원 소요 사태와 교권 침해 행위, 대학의 부정·비리 등에 강력 대처를 천명하는 한편 교사의 노동3권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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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던 정원식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사진은 1992년 2월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정 전 총리(오른쪽)가 평양 금수산의사당에서 김일성 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던 정원식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사진은 1992년 2월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정 전 총리(오른쪽)가 평양 금수산의사당에서 김일성 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그는 “교원의 정치 활동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정신에 비춰 인정할 수 없다”며 전교조 인사를 해임하는 등 강경 대응했다. 앞서 1989년 5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되자 노태우 정부가 이를 불법 단체라고 선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장관에서 물러난 이후 1991년 5월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됐다. 같은 해 6월 총리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나오다가 ‘전교조 탄압 주범 정원식을 몰아내자’ 등의 구호와 함께 학생들이 던진 계란과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봉변을 당했다. 당시 학생 운동권에 대한 ‘패륜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되는 계기가 됐다.

1991년 총리 취임 이후 이듬해까지 세 차례 남북 고위급회담의 수석대표로 방북,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과 면담했다. 특히 1991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는 연형묵 북한 정무원 총리와 함께 남북 화해·교류·불가침을 담은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듬해 2월 평양에서 열린 6차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체결하는 등 남북대화에 한 획을 그었다.

1995년 지방선거에서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 조순 후보에게 패한 뒤 서울대 사범대 명예교수,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역임했고, 보수 성향의 원로학자들과 함께 활동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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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20-04-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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