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허리굽힌 윤총장…조국 사태 후 문 대통령과 첫 대면

90도 허리굽힌 윤총장…조국 사태 후 문 대통령과 첫 대면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19-11-08 17:38
수정 2019-11-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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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윤석열’ 실명 거론하며 ‘공정한 시스템 정착’ 주문
靑 관계자 “그만큼 강한 반부패 의지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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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나누는 문 대통령과 검찰총장
인사 나누는 문 대통령과 검찰총장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8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식 이후 3달여만에 공식석상에서 대면했다.

회의에 앞선 인사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다가가자 윤 총장은 깍듯이 허리를 두 번 굽혔고 두 사람은 말없이 악수와 함께 인사했다. ‘조국 정국’ 이후 처음으로 만난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인사는 채 3초도 걸리지 않았다.

앞서 임명식 당시 문 대통령이 밝은 표정으로 윤 총장을 맞이하며 “권력형 비리를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다”고 덕담을 건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및 의혹 관련 수사에서 그동안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계속 엇박자 양상이 나타났던 탓에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 유독 시선이 쏠렸다.

문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회의장에 먼저 들어선 윤 총장은 좀처럼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먼저 회의장에 도착해 자리에 앉은 윤 총장은 오른편에 앉은 김영문 관세청장과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예정된 시각에 맞춰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윤 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입구 쪽을 향해 섰다. 문 대통령은 민갑룡 경찰청장을 시작으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김현준 국세청장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인사를 마치고 윤 총장과 인사할 차례가 되자 참석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윤 총장은 두 손을 몸통에 붙인 채 먼저 허리를 숙였다가 세운 뒤, 문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눈을 맞추고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혔다. 문 대통령은 말 없이 곧바로 옆에 있는 김영문 관세청장과 인사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시작되자 윤 총장은 자리에 놓여 있던 펜으로 발언을 꼼꼼히 메모하기 시작했다. 줄곧 메모에 여념이 없던 윤 총장은 가끔씩 고개를 들어 문 대통령을 응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 중 수차례 윤 총장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는 장면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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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2019. 11. 8.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2019. 11. 8.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특히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윤 총장의 실명을 집어 거명하며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쪽을 향해 시선을 주며 “(검찰의) 셀프 개혁에 멈추지 않도록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개혁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모두발언을 마쳤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실명을 거론한 것을 놓고 이검찰과 윤 총장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 중에 이름이 거론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모두말씀 자료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만큼 시스템을 확고하게 만들어 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신 게 아닌가 싶다. 누가 (후임이) 되더라도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거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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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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