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242만명 대표할 국회의원 ‘0’… “제2 이자스민들 나와야”

이주민 242만명 대표할 국회의원 ‘0’… “제2 이자스민들 나와야”

홍인기 기자
입력 2019-11-04 01:26
수정 2019-11-04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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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의당 입당… 이주 문제 전환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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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스민 전 의원 연합뉴스
이자스민 전 의원
연합뉴스
이주노동자 등 10년새 125만명 늘었지만
2012년 이자스민 비례 당선 후 배출 없어
이주민 관련 법안도 19년간 37건에 그쳐
“혐오 커지는 상황서 李 정치권 복귀 긍정
이민청·차별금지법 등 국회서 논의돼야”


19대 국회(2012~2016년) 당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비례대표를 지냈던 이자스민(42) 전 의원이 진보정당인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주민의 정치적 대표성’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이주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대표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시민사회와 학계를 중심으로 넓어지고 있지만, 이주민 혐오 역시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 내내 혐오와 차별의 장벽에 시달렸던 이 전 의원이 상처를 극복하고 제 역할을 할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최근 심상정 대표와 만나 정의당 내에서의 역할을 타진한 뒤 입당했다. 필리핀 이주여성인 이 전 의원은 영화 ‘완득이’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15번으로 공천받아 당선됐다. 이주민의 첫 국회 입성이었지만 재선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어느 정당도 이주민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않았다.

정의당이 이 전 의원을 영입한 건 인구 지형 변화 속에 그가 갖는 상징성에 주목한 결과로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 국내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 등은 모두 242만명이다. 10년 새 125만명이 늘었다. 하지만 이들을 대표할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지방의회에서도 2010년 몽골 출신 귀화여성 이라(42)씨가 당시 한나라당 소속 비례대표로 경기도의원을 지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다.

이주민이 빠르게 늘면서 혐오 정서도 심각한 수준으로 번졌지만, 정치권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무관심은 관련 법안 발의 현황만 봐도 드러난다. 16~20대 국회(2000년~현재) 때 접수된 법안 6만 9470건 가운데 이주민 관련 법안은 176건에 불과했다. 권리 보호뿐 아니라 차별을 조장하는 퇴행적인 법안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 중 본회의 문턱을 넘어 실제로 시행된 법안은 37건에 그쳤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지급 법안 등 차별을 뼈대로 한 법안이 속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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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퇴행적 움직임 속에서 이 전 의원의 정치권 복귀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이민청 등 이주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이주민을 안착시키기 위한 정책이 정치권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주민들은 이 전 의원의 행보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원옥금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는 “이 전 의원이 열심히 활동해 좋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 전 의원이 아니더라도 200만명이 넘는 이주민을 대변할 사람이 국회에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 전 의원이 19대 국회에선 이주노동자 관련 정책에 소극적이었다”며 “정당의 한계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면 이제는 당이 바뀐 만큼 못했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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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11-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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