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인도지원 결정 두 달…집행 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

대북인도지원 결정 두 달…집행 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

입력 2017-11-22 09:38
수정 2017-11-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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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무관’ 원칙론·‘국내외 여론도 신경 써야’ 현실론 맞서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지원을 결정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집행 시기는 여전히 고심 중이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인도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 욕심을 접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외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2일 오후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북한의 열악한 인권실태와 대북 인도지원 집행 시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비슬리 총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결정한 450만 달러 규모의 WFP 공여계획의 조속한 집행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9월 21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WFP의 아동·임산부 대상 영양강화 식품제공 사업에 450만 달러, 유니세프의 아동·임산부 대상 백신 및 필수의약품 등 지원 사업에 350만 달러를 각각 공여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이후 공여를 위한 국제기구와의 실무협의도 사실상 마무리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국제기구에 공여금이 건네지지는 않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언제 공여할지 적절한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원 결정 당시 “실제 지원 시기와 규모는 남북관계 상황 등 전반적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이 상황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내에서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고려해 신속하게 인도지원을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북한이 언제 도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내외 여론을 살피는 등 신중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함께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최대의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지원이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앞으로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새 독자제재도 내놓으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반발할 공산이 크다.

더욱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인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이 별다른 소득 없이 종료된 것으로 관측되면서 중국의 북미 중재노력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인상이다.

우려대로 한반도 분위기가 더 험악해진다면 대북 인도지원 등 우리 정부의 한반도정책도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에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유도와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가 한반도 상황과 무관하게 연내 대북 인도지원을 전격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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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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