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건의 길’ 택한 황교안…왜 대선도전 접었나

결국 ‘고건의 길’ 택한 황교안…왜 대선도전 접었나

입력 2017-03-15 15:37
수정 2017-03-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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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총리, 2007년 1월 전격 대선 불출마 입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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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15일 대선 불출마 선언은 10여년 전 고건 전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 때와 여러가지 면에서 유사했다.

2007년 1월 16일. 고건 전 총리가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발표했다.

고 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지지자들의 반발로 성명서를 배포하는 형식으로 불출마 선언을 갈음했다.

당시 고 전 총리는 지지율 15% 수준을 유지하며 유력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고 전 총리는 불출마 선언문에서 “일 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 왔으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 부족함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결국 고 전 총리의 길을 택했다.

황 권한대행은 19대 대선 선거일을 지정하기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한 뒤 모두 발언을 통해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정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앞으로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막중한 책무에 전념하고자 한다”며 “두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는 예견된 일이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총리실 주변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국가 비상상황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책임이 있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는 경우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서 국정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부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이르기까지 현안이 산적해 있었다.

특히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는 경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이 불 보듯 뻔했다.

여기에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인용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2인자가 대선에 출마하기에는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었다.

황 권한대행이 최근까지 대선 출마와 관련해 주요 인사를 만나거나 정책을 가다듬는 등의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불출마를 점치는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여기에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도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결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연합뉴스와 KBS가 지난 11∼12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2천46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2.2%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9.1%를 기록했다.

지난달 6일 발표된 연합뉴스·KBS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인 11.2%에 비해 2.1%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황 권한대행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직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불출마를 시사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황 권한대행은 당시 “새로운 정부가 안정적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 관리 등 헌법과 법률에서 부여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새 정부의 원활한 출범을 위한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이번 탄핵정국에서 보수 진영의 유력주자로 존재감을 부각한 만큼 향후 정치권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대선이 아니라고 해도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황교안’이라는 자산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내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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