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TV에 장애인 첫 등장…국제사회 인권공세 맞대응

북한TV에 장애인 첫 등장…국제사회 인권공세 맞대응

입력 2015-02-20 08:48
수정 2015-02-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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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평양 거주 금지해온 북한, “편견 없다” 주장

장애인에 대한 공식 언급을 꺼려온 북한 당국이 올해 들어 TV 방송에 장애인을 잇달아 출연시켜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1일 ‘고마운 품에서 우리가 삽니다’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평양 시내를 환한 표정으로 자유롭게 오가는 시각·청각 장애인의 모습을 부각했고 이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전문 교육이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또 무용·미술·음악 등 예술 교육을 받는 장애인들의 모습과 이런 ‘사회주의의 은혜’에 감동할 수밖에 없다는 부모님들의 인터뷰를 방송하며 ‘정상 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중앙TV는 지난달 11일에도 ‘나는 심장으로 행복을 본다’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시각장애인 여성 리춘향(37)씨의 사연을 소개하며 국제사회의 장애 인권 공세를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리 씨는 “우리 장애자 문제까지 껴들어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는 반공화국 적대세력을 규탄하는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듣는 순간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며 자신의 ‘행복한’ 인생을 공개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녀는 어릴 적 평양 대동맹학교에서 악기를 배운 덕분에 비장애인 또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으며 북한에서 좋은 직장으로 여겨지는 군인과 결혼을 할 정도로 북한 사회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녀는 동정을 받아 결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남편의 청혼을 거절했지만 “두 눈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평생을 혼자 산다면 최고사령관 동지가 가슴 아파할 것”이라는 남편의 구애에 못 이겨 가정도 이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북한 매체가 장애와 관련된 글이나 기사를 싣는 경우는 있었지만 장애인을 직접 TV에 등장시킨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북한은 김일성 집권기부터 장애인의 평양 거주를 금지하는 등 장애인을 상대로 심각한 차별 정책을 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권단체 나우의 지성호 대표는 작년 12월 영국 의회에서 열린 북한인권 공청회에서 “북한의 장애아는 태어나면 어디론가 끌려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이 TV에까지 장애인을 등장시켜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선전하는 것은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장기화로 접어든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 방송은 주민들에게 우리도 다른 국가와 다를 바 없는 장애인 정책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가 크다”며 “김정은 체제가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2년 런던 하계 패럴림픽 이후 장애인 국제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으며 해외 장애인 예술공연도 준비하는 등 최근 장애인 관련 국제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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