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범민주진영 50명 체포…‘美 바이든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

홍콩 범민주진영 50명 체포…‘美 바이든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1-06 16:34
수정 2021-01-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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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 체포...정권 전복 혐의
바이든 취임 전 ‘중국 압박용 카드’ 인물 미리 제거 의도

미국 국적 인권 변호사 톰 클랜시가 6일 홍콩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로 인도되고 있다. 이날 홍콩 경찰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범민주진영 인사를 50명 가까이 체포했다. 홍콩 EPA 연합뉴스
미국 국적 인권 변호사 톰 클랜시가 6일 홍콩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로 인도되고 있다. 이날 홍콩 경찰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범민주진영 인사를 50명 가까이 체포했다. 홍콩 EPA 연합뉴스
홍콩 당국이 50명 가까운 범민주진영 인사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 지난해 7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 신병을 확보해 이들이 서구세계와 ‘공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제1 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전 주석과 공민당 앨빈 융 주석, 베니 타이 홍콩대 교수 등을 대거 체포했다. 징역 13년 5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조슈아 웡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민주파의 입장을 대변해 온 스탠드뉴스에 “7일 안에 홍콩보안법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체포작전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최대 규모라고 SCMP는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6일 예정된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고자 비공식 예비 선거를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범민주진영은 2019년 11월 구의회(지방 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뒤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 선거를 준비했다. 홍콩 정부의 경고에도 주민 61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보안법 시행에 대한 저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이 카오룽이스트 지역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민주화 활동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예비 선거는 홍콩보안법이 범죄 행위로 규정한 4가지 가운데 하나인 ‘국가정권 전복’ 시도에 해당한다”며 사법처리 의사를 밝혔다. 중국 정부도 예비 선거를 기획한 타이 교수를 맹비난했다. 결국 홍콩 정부는 예비 선거 직후인 7월 3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들어서기 보름 전에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중국에 대한 견제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정부가 ‘미국이 압박용 카드로 쓸 만한 인물이나 사례’를 미리 제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서 ‘홍콩 문제로 바이든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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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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