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과 동거하는 소녀들 ‘3만명’…“임신 후 버려져” 부모도 안 말렸다

男과 동거하는 소녀들 ‘3만명’…“임신 후 버려져” 부모도 안 말렸다

하승연 기자
입력 2025-09-20 12:10
수정 2025-09-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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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국기 너머의 현지 여성. 로이터 연합뉴스
볼리비아 국기 너머의 현지 여성. 로이터 연합뉴스


부모가 승인할 경우 미성년자의 결혼을 허용해 왔던 볼리비아에서 18세 미만 어린이·청소년의 결혼을 모두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 3년 만에 통과됐다.

18일(현지시간) BBC 문도에 따르면 볼리비아 하원은 지난 17일 찬성 87표로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결혼과 사실혼을 금지하는 가족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의 공포 절차만 남았다.

볼리비아 법은 결혼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18세로 정하고 있었지만, 16~17세 청소년도 부모나 후견인의 허락을 받으면 결혼을 할 수 있었다. 인권옴부즈만에 따르면 2014~2014년 16~17세 청소년의 결혼과 조혼 건수는 최소 4804건에 달했다.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인의 동거는 이번 법안 개정 이전에도 불법이었으나, 볼리비아 소녀의 약 3%(약 3만 2000명)는 15세 이전에 사실혼이나 동거 관계를 맺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결혼하거나 혼인 증명서를 받지도 못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소속 아동보호 전문가 히메나 티토는 “수천명의 미성년자들이 이로 인해 성폭력, 아동 임신, 강간, 인신매매 등 다양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볼리비아 보건부에 따르면 2015~2023년까지 보고된 아동·청소년 임신 건수는 45만 8000건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아동·청소년 조혼은 부모들이 권력관계나 경제적 이익 때문에, 혹은 사회적으로 용인된다고 믿기 때문에 추진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티토는 “만약 내 이웃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히려 결혼식에 와 준다면 그것이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공동체 전체가 묵인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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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상원의원 버지니아 벨라스코가 2025년 9월 3일 라파스에서 열린 AFP와의 인터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9.18 AFP 연합뉴스
볼리비아 상원의원 버지니아 벨라스코가 2025년 9월 3일 라파스에서 열린 AFP와의 인터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9.18 AFP 연합뉴스


개정안 발의와 통과를 주도한 여당 사회주의운동당의 비르히니아 벨라스코 상원의원은 “아동·청소년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한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성과”라며 “이제는 학교와 대학, 지역사회를 돌며 소녀들의 권리를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벨라스코 상원의원은 엘 알토에서 취약 가정을 위한 일을 하던 중 마리아라는 소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마리아는 14살에 부모의 명령으로 나이가 두 배나 많은 남성과 결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했다.

그러나 남편이 마리아를 버리고 떠나면서 마리아는 갓 태어난 아이와 단둘이 남게 됐다. 이에 충격을 받은 벨라스코 상원의원은 2022년 인권 단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의회에 어린이·청소년 조혼 철폐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을 둘러싼 논쟁은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15세 미성년자 성추행과 아동 인신매매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과 맞물려 여당 내부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모랄레스는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15년 당시 15세였던 여성 청소년의 뜻과는 관계없이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여성 청소년은 모랄레스의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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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코 상원의원은 “정의는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며 “범죄를 저지르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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