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캐머런 전 총리, 외무장관으로 깜짝 귀환…설화 내무는 결국 해임

영 캐머런 전 총리, 외무장관으로 깜짝 귀환…설화 내무는 결국 해임

임병선 기자
입력 2023-11-14 05:49
수정 2023-11-14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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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새 외무 장관으로 임명된 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바깥으로 걸어나오며 웃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새 외무 장관으로 임명된 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바깥으로 걸어나오며 웃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총리실 앞에서 생중계하던 한 기자는 13일(현지시간) 개각 전 총리가 대상자를 불러 인사를 통보, 협의하는 관례를 좇아 등장한 인물을 보고 놀라 잠시 말을 잃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나타난 것이다.

리시 수낵 총리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며 비난하고 총리실의 수정 지시를 무시했던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을 해임하고 캐머런 전 총리를 외무 장관에 기용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7년 만에 깜짝 복귀했다. 총선을 앞두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수낵 총리는 우파 포퓰리즘 세력을 내치고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한 중도우파 전직 총리를 불러들이는 예상치 못한 수를 뒀다.

캐머런 전 총리는 2010년 보수당 집권 시대를 열고 6년간 정부를 이끌었으나,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가 가결된 후 책임을 지고 2016년 7월 물러났다. 그 뒤로 지금까지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를 포함해 네 번째 총리를 수낵이 맡을 정도로 영국 정치권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총리가 퇴임 후 외무 장관으로 다시 내각에 참여한 것은 알렉산더 더글러스 흄이 1964년 퇴임하고 1970년 돌아온 이래 처음이다.

캐머런은 외무장관 임명이 발표된 후 방송 인터뷰에서 전 총리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온라인 성명에서 몇몇 개별적 결정에 관해선 수낵 총리와 동의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수낵 총리는 강하고 능력 있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캐머런은 지난달만 해도 수낵 총리의 차세대 고속철도 건설 계획 일부 폐기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7년간 정치 일선에선 물러나 있었지만 11년 보수당 대표, 6년 총리 경력으로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위기를 포함해 여러 세계적 도전에 직면해있다. 이런 심각한 세계적 변화 속에서 동맹 곁을 지키고 동반관계를 강화하며 우리 목소리를 확실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총리 대변인은 “현재 대 중국·중동 외교 정책이 캐머런 장관 아래에서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등장은 보수당 온건파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과거 중국과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인물이란 점에서 의회 내 반중 인사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그가 지금은 파산한 그린실 캐피털의 고문으로 정부 요직 인사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전방위 로비했다는 2년 전 의혹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정부는 하원의원이 아닌 캐머런을 내각에 합류시키기 위해 급히 왕실을 통해 종신 귀족으로 임명하고 상원의원이 되도록 했다.

이날 전화로 퇴출 통보를 받은 브레이버먼 장관은 최근 잇따라 강경 우파 발언을 쏟아내며 수낵 총리를 난감하게 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지난주 언론 기고문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고, 경찰이 이중잣대를 갖고 특혜를 준다고 비판했다. 현충일인 지난 주말 예고된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두고 예민한 상황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빗발쳤다. 더욱이 내용 수정 요구를 거부하며 총리실을 무시한 것이 드러나며 각료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는 지난해 9월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시절에 규정 위반으로 내무부 장관에서 해임됐으나 그 직후 당 대표 경선에서 수낵 총리를 지지하면서 다시 자리를 맡았다. 측근들은 이날 모여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은 브레이버먼 장관의 자리로 옮겼다. 제러미 헌트 재무부 장관까지 포함하면 내각의 최고위직 4명이 모두 남성이 됐다. 스티브 바클레이 보건부 장관 자리는 재무부 부장관인 빅토리아 앳킨슨이 물려받았다. 트러스 전 총리의 측근인 테리즈 코피 환경부 장관은 물러났고 바클레이 장관이 그 자리로 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번 개각에 대해 현 정권의 약점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외무 장관을 찾으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점은 정부에 인사 자원이 없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을 기피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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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설문조사에서 캐머런 복귀에 관해 38%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평가했고 잘한 일이라는 답은 2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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