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마을에 새벽 2시면 디옹의 발라드들로 ‘사이렌 배틀’

뉴질랜드 마을에 새벽 2시면 디옹의 발라드들로 ‘사이렌 배틀’

임병선 기자
입력 2023-10-25 10:45
수정 2023-10-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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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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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주변에 포리루아란 마을이 있다. 국내에도 살 만한 곳으로 제법 소개된 적이 있을 정도로 아름답고 한적한 동네다.

그런데 이 마을이 요즈음 떠들썩하다고 영국 BBC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매일 새벽 2시면 자동차들이 한 곳에 모여 프랑스계 캐나다 팝스타 셀린 디옹의 발라드 명곡들을 틀어대는 ‘사이렌 배틀’을 해대기 때문이다. 누구 차량에 달린 사이렌이 가장 맑고 큰 소리를 뿜어내는지 대결하는 것이다. 한 차량에 7~10개의 사이렌을 달아 디옹의 발라드들을 틀어댄다는 것이다.

이들이 디옹의 노래를 택한 것은 영화 ‘타이태닉’ 주제가 ‘마이 하트 윌 고 온’을 비롯해 그녀의 발라드 명곡들이 높은 트레블(treble)을 구현하고, 베이스(bass)는 적게 나오기 때문이란다. 오클랜드의 사이렌 배틀을 운영하는 창업자 중 한 명인 폴 레소아는 “디옹의 노래는 선명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트레블이 높게 나오는 음악으로 그녀 음악을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결국 이렇게 소음을 양산하는 행동을 시의회가 멈춰 달라고 청원하는 운동을 펼치게 됐는데 사이렌 배틀 참가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며 계속 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니 기막힐 노릇이다. 이들은 보통 밤새 떠들어댄다. 자신들은 몇 주나 준비했으며 스피커나 앰프를 구입해 차량에 다는 데도 돈이 많이 들었다고 주장한단다.

레소아의 해명은 점점 이상해진다. “우리는 음악을 좋아할 뿐이다. 춤추길 좋아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이트클럽 가서 노는 것이나 도심 바에서 술 마시는 것보다 낫다. 그런 곳에서는 싸움질이나 하지 않나?” 그는 오클랜드 시의회에도 허가를 받으려 신청했는데 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계속 그의 억지를 들어보자. “기본적으로 모두는 취미 하나씩 갖고 있다. 우리 취미가 불편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얼마나 불편해질 수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떨어진 적절하고 안전한 공간을 원할 뿐이다.”

포리루아 마을의 사이렌 배틀을 멈춰달라는 청원서를 작성한 웨스 가르케우켄은 납세자들이 “시의회와 시장이 이 문제에 대해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모른 척 넘어가는 것에 지쳐 버렸다”고 말했다. 청원서에는 수백명이 서명을 마친 상태다. 스티븐 루이스는 “잠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다이애나 패리스는 “우리집 라운지에 편히 앉아 내 볼륨으로 디옹 음악을 즐겨 듣는다. 하지만 그것마저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조심한다”고 털어놓았다.

포리루아 시의회는 이전에도 사이렌 배틀 참가자들과 합의해 공장 지대에서 밤 10시까지만 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그런데 마을로 돌아와 버렸단다. 앤 바커 시장은 라디오 뉴질랜드에 “골치 아파 죽을 지경”이라며 참가자들이 꼭 듣고 싶어하는 이들만 모여 있는 곳들에서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디오 뉴질랜드는 지난 2월부터 이달 초까지 40건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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