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없이 평화없다” 워싱턴·뉴욕 대규모 항의시위

“정의없이 평화없다” 워싱턴·뉴욕 대규모 항의시위

입력 2014-12-14 00:00
수정 2014-12-1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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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너·브라운 등 ‘희생자’ 가족 동참…의회에 차별철폐 입법화 압박워싱턴DC·뉴욕 각 2만5천명 운집…보스턴서 20여명 경찰 연행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보스턴, 볼티모어 등 미국 전역에서 주말인 13일(현지시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와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대배심이 최근 비무장 흑인을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을 잇따라 불기소한 데 대한 항의 시위가 열렸다.

주최 측은 이들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시위와 집회가 촉발된 이래 최대 규모 행사라고 밝혔다.

워싱턴DC 시위에는 2만5천명가량이 참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고, 뉴욕 맨해튼에도 지난 4일 첫 야간시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2만5천여명이 모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멀게는 플로리다 주에서 코네티컷 주, 그리고 미주리 주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위자들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과 의회 의사당 사이의 프리덤플라자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가득 메우고 ‘모든 이를 위한 정의’ 행사를 했다.

참석자들은 백인경관 불기소 처분을 내린 대배심을 규탄하고 연방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시민보호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사태때부터 흑인차별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전국행동네트워크(NAN)의 알 샤프턴 목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차별을 철폐할 입법 행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경찰이 연루된 사건은 이들과 함께 일하면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방검사가 아니라 연방검사가 다루도록 규정하는 법을 의회가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시위에는 인권 운동가들이 ‘폭력경찰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에릭 가너, 아카이 걸리, 트레이번 마틴, 마이클 브라운 등의 가족이 대거 참가했다.

가너는 지난 7월 뉴욕 길거리에서 가치담배를 팔던 중 백인경관 대니얼 판탈레오의 ‘목조르기’로 숨졌으며, 걸리는 지난달 20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시아계 경관 피터 량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또 마틴은 2012년 2월 플로리다 주에서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의 총에 맞아, 브라운은 지난 8월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총격으로 각각 숨졌다.

브라운의 어머니 레슬리 맥스패든은 연단에서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너의 아내인 이소는 “나는 에릭(남편) 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딸과 아들, 조카,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를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라며 “이 운동을 더 강력하게, 오랫동안, 그리고 의미 있게 끌고 가자”고 강조했다.

퍼거슨에서 온 일부 원정시위대는 “우리는 쇼가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이건 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집회를 마치고 나서 낮 12시부터 의회 방면으로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거나 ‘누구를 보호하고 누구를 위해 봉직하느냐’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손들었으니 쏘지마”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뉴욕에서도 이날 쌀쌀한 날씨에도 2만5천명의 시위대가 오후 2시께 맨해튼 워싱턴스퀘어를 출발, 미드타운을 거쳐 로어 맨해튼의 뉴욕경찰청 본부까지 행진하면서 흑인을 상대로 한 경찰의 과잉대응 등에 항의했다.

뉴욕시위를 조직한 우마라 엘리엇은 성명에서 “경찰 권력에 의한 인종차별적 살인 행위가 멈추도록 모든 정부 부처 차원의 조처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의해 사망한 흑인들의 유가족이 행진을 이끌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유모차를 밀거나, 깃발·피켓을 들거나, 가너의 사진으로 만든 포스터 등을 들고 비교적 평화로운 거리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가 장악한 도로가 한때 2.5㎞에 달하기도 했다.

워싱턴DC와 뉴욕에서는 경찰에 연행된 시위 참가자가 없었으나, 보스턴에서는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인 20여명이 연행됐다.

뉴욕에서는 시위대 100여명이 거리 표지판이나 쓰레기통을 경찰차에 던지거나, 주먹으로 경찰차 유리창을 깨려 하는 폭력이 일부 나타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맨해튼과 뉴욕시 남부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브루클린 다리를 장악하려다 경찰에 저지당했다.

집회와 시위는 볼티모어 등 미국 동부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폭우가 일부지역을 범람한 서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등지에서도 크고작은 시위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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