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전사’였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되다

’버스 운전사’였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되다

입력 2013-04-15 00:00
수정 2013-04-1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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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임종 지킨 최측근…후광 벗되 유산지키기 과제

버스 운전사에서 노조 지도자, 국회의원, 국회의장, 외무장관, 부통령 그리고 이제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됐다.

언뜻 보면 ‘인간극장’ 같은 이야기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에서 승리한 니콜라스 마두로(51) 임시 대통령이다.

지난달 암으로 사망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생전 후계자로 공식 지명했던 마두로는 차베스가 힘들었던 시간을 함께 하며 착실히 단계를 밟아 온 정치인이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절대 권력이었던 차베스가 암에 걸려 사망하기까지 2년 가까운 시간동안 가장 믿고 아꼈던 권력 2인자였다.

차베스가 쿠바에서 암투병을 하는 동안 수도 아바나를 부지런히 오갔고, 차베스가 눈을 감는 순간 가족과 함께 임종을 지킨 최측근이다.

차베스 암투병동안 언론을 통한 건강 브리핑을 주도하기도 했다.

1962년 11월 23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마두로는 국가의 주요 보직을 거쳤지만 유명 정치인이라면 하나 정도는 갖고 있을 만한 대학 졸업장은 없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뒤 공공 버스 운전사가 됐고 이후 노조 지도자로 성장했다.1992년 차베스가 동료 장교들과 쿠데타를 기도했다 체포돼 감옥에 수감되자 그의 구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93년 감옥에 있던 차베스를 면회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구명운동 과정에서 당시 차베스 법률팀을 이끌었던 변호사 실리아 플로레스를 만나 이후 결혼했다. 플로레스는 베네수엘라의 첫 여성 국회의장이자 검찰총장에 오른 ‘우먼파워’다.

마두로는 1998년 차베스의 첫 대권 사냥을 도우면서 정계에 발을 디뎠다. 1999년에 제헌의회 의원이 됐고, 이후 국회의장·부의장에 올랐다.

정치인으로 정점을 찍은 뒤인 2006년 8월 차베스에 의해 외무장관에 발탁됐다.이후 6년 넘게 장관직을 수행하며 온갖 외교 현안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미 외교정책을 폈던 차베스의 입장에 서서 그의 입 역할을 도맡았다. 때로는 미국을 향해 온갖 비난을 퍼붓기도 했지만 남미 지역에서 역내 현안을 해결하는 외교 전도사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2010년 7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가 반군 문제로 단교한 뒤 20일만에 관계 복원에 합의하기까지 당시 외무장관이던 마두로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 나온다.

극단적 강경파로 분류되지만 실용적 지도자라는 평도 동시에 존재한다.가톨릭 신자지만 인도의 종교 지도자였던 사시야 사이 바바(2011년 사망)를 섬겨 직접 인도로 강의를 들으러 갔을 정도로 영적인 면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는 작년 10월 마두로를 부통령에 임명하는 자리에서 “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봐라. 그는 버스기사였다. 부르주아들이 얼마나 놀렸느냐”라며 마두로가 베네수엘라 풀뿌리 정치의 표본이라며 치켜세운 바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마두로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대통령 재선거에서 야권 통합후보로 나왔던 엔리케 카프릴레스 주지사는 선거 운동기간 그를 ‘무능한 공무원’, ‘차베스의 복제판’으로 폄훼했다. 차베스의 그늘 속에서 하라는 대로만 한 리더십없는 지도자라는 것이다.

또 젊은 시절 쿠바에서 노조 지도자로 교육을 받은 이력은 그를 ‘쿠바의 꼭두각시’라는 비판에 내몰리게 했다.

마두로가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 지도자로서 능력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선거에서 이겼지만 차베스의 후광 덕분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스로도 선거운동동안 차베스를 앞에 내세웠을 뿐 자신을 부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차베스가 신이고, 자신은 사도라며 우상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제 능력을 드러내 입증하는 것이야말로 마두로의 눈앞에 닥친 과제다. 하지만 차베스의 후광을 벗되 그의 유산을 지키는 일은 마두로에게 더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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