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시티즌 오블리주’가 더 절실한 오늘이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시티즌 오블리주’가 더 절실한 오늘이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입력 2012-01-04 00:00
수정 2012-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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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임진(壬辰)년 새해가 밝았다. 오리무중 속 우리 시민사회의 진로는 시계 제로이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등장과 총선, 대선이 연이어 치러지는 ‘선거의 해’가 몰고 올 불안정성이 우리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한 세기 전 아픈 역사의 기억이 가슴을 찢는다. 조선왕조가 기울어 가던 개화기(1876∼1910)의 시대적 과제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근대 국민국가를 세우는 데 있었다. 그때 우리는 양반과 상놈의 신분제 사회를 넘어 민족을 단위로 한 ‘국민 국가 만들기’(nation building)에 실패했다. 우리의 지도층은 나라를 식민지로 전락하게 만들었고, 백성들은 국민으로 거듭나지 못해 일왕의 신민(臣民)이 되고 말았다. 역사는 우리의 앞길을 비추는 등대다. 실패라는 과거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오늘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시대적 소명은 둘로 요약된다. 하나는 민족을 단위로 한 통일된 국민국가 세우기라는 미완의 근대 과제 달성이다. 다른 하나는 혼혈인과 이주노동자와 같은 타자에 대한 차별 넘어서기, 남녀 동권의 양성 평등사회 만들기, 그리고 환경을 지키는 녹색성장 이루기 같은 근대 이후 과제이다. 이 두 과제도 중요하지만 우리 내부의 분열을 봉합하는 사회통합, 국민통합이 더 시급한 초미의 과제이다.

지금의 현실을 들여다 보면, ‘역사는 반복하는가’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보수와 진보’, ‘친미와 반미’. 오늘 우리 안의 이분법은 한 세기 전 망국을 초래한 ‘개화와 수구’, ‘친일과 반일’의 분열과 진배없다. 벌어진 골과 갈등의 날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국민통합의 상징인 화폐의 도안 인물이 이를 잘 보여준다. 건국에 공이 있는 인물이나 자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나 과학자들의 초상을 실은 외국과 달리 우리 지폐는 조선조 인물을 담는 역설을 범한다. 민주주의와 산업화의 초석을 놓은 이승만과 박정희, 문호 이광수, 양성평등을 외친 나혜석은 독재자와 친일파란 이유로 세종대왕, 이황, 신사임당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이것만이 아니다. 국민을 하나로 묶는 데 필수적인 역사교육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국사교과서 서술지침을 놓고 벌어진 자유민주주의 논쟁이 웅변하듯 봉합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무상급식과 부자 증세 같은 복지문제, 4대강 사업과 원전 건설 같은 환경문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같은 교역문제를 둘러싸고도 좌와 우, 여와 야는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같이 파국을 낳을 뿐인 치킨게임만 일삼고 있다.

한 세기 전 조선의 망국은 전제군주와 특권 양반이 책임을 져야 한다. 통치의 객체에 지나지 않았던 백성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이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는 다원화된 시민사회를 사는 오늘 이 땅의 사람들은 더 이상 훈육되는 통치의 대상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리더를 뽑을 권리를 갖고 있는 시민은 통치의 또 다른 주체로 공동체의 번영과 안위에 대해 져야 할 책임의 몫이 있다.

그렇기에 권력자나 지배세력의 리더십만이 아닌, 시민사회의 펠로십(Fellowship)도 중요하다.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이 배려와 나눔을 체화하는 정신적 성숙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시민 모두가 자신보다 못한 사회적 약자와 타자의 권리 보호에도 눈을 돌리는 교양 있고 품격 있는, 깨어 있는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일기 시작한 안철수 돌풍이 웅변하듯 시민사회는 구태의연한 기존 정치세력에 식상했다. 우리 시민사회는 갈등을 해소하고 분열을 통합하는 치유의 리더십에 목이 말라 있다. 아직 논란의 불씨는 남았지만,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막는 것이 위헌이라는 유권해석을 냈다. SNS가 만들어낸 새로운 시민 공론장이 어떤 역사적 변화를 이끌어 낼지 자못 궁금하다. 더 가진 자의 책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만큼이나, 시민 개개인이 갖추어야 할 도리와 의무인 ‘시티즌 오블리주’(citizen oblige)가 더없이 필요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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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강남6)이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제12대 서울시의회 운영 방향과 함께 부동산 규제 완화, 청년 정책 패러다임 전환, ‘G3 서울 플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비전을 밝혔다. 우선 의정 각오로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의회는 상호 비방하는 의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하는 의회”라며 “소수 여당으로서 철저히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서울시 최대 현안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거 안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명확히 했다. 주거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며, 시장과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공급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도시와 시민의 삶이 변한 만큼 일괄적 규제가 아닌 합리적인 ‘핀셋 규제’와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실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또한 제12대 의회 개원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해 제1호 안건으로 발의한 ‘G3 서울 플랜 지원 결의안’의 당위성도 언급됐으며 “서울을 글로벌 Top 3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라
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2012-01-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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