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초등학교 졸업 직전에 프로야구가 만들어졌다. 박노준ㆍ김건우 등의 고교야구에도 열광했지만 차원이 달랐다. 스타들을 모아 놓았고 지역별로 구단을 나눠 놓았으니 빠져들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중학생이 돼선 야구방망이를 직접 잡을 일 자체가 없었다. 그냥 야구를 보는 게 좋았다. 군부정권의 ‘3S’니 우민화 정책이니 하는 말들이 있었음은 훗날에야 알았다. 이미 우민(愚民)이 된 뒤였다. 요즘도 야구에 일희일비하느라 생활이 흐트러질 때가 종종 있다. 언제쯤이나 이 어리석은 백성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022-10-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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