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치분권 2.0 시대를 열다/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기고] 자치분권 2.0 시대를 열다/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입력 2021-05-31 17:34
수정 2021-06-0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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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올해는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1991년 재개된 지방자치의 제도적 근거는 1988년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이었다. 이 법은 30여년 만의 지방자치 휴면기를 끝내고 지방자치 부활을 알린 제도적 기반이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제도적 한계를 지니고 시작됐다. 무늬만 지방자치였지 실질적으로는 관치행정의 연속이었다. 1991년 선거 때부터 ‘임명직 강단체장-선출직 약의회’ 구조로 지방자치가 시작됐는데, 대부분의 행정권한이 임명직 단체장에게 부여됐으며, 지방의회 사무기구의 인사권마저 단체장에게 귀속됐다. 임명직 단체장이 1995년 선출직으로 변경된 것을 제외하곤 1988년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기본적 틀은 최근까지 유지되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에 대한 과제는 이러한 시대적 문제의식에 근거하고 있다. 단체자치와 관치행정의 관행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과거 상황에 대응한다는 관점에서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공약은 5개의 국정과제에 반영됐으며, 2018년에는 자치분권형 헌법 개정을 추진했다. 국가주의 원리에서 지방주의 원리로, 효율성 중심의 국정운영 체제에서 민주성 중심의 국정운영 체제로, 그리고 통치의 구조에서 협치의 구조로 개정하는 헌법안을 마련했으나 국회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무산됐다.

헌법 개정이 무산됐지만 정부는 2020년에 자치분권 3법의 입법을 통해 자치분권의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해 1월 지방일괄이양법 제정으로 400개의 중앙행정 권한을 일괄적으로 지방으로 이양했다. 이 법은 400개 권한을 단일법으로 이양한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 그리고 자치경찰제 도입을 골자로 한 경찰법 개정으로 실질적 자치분권이 가능하게 됐다. 단체자치 중심의 지방자치를 주민 중심의 주민자치로 전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 주권의 구현이 가능하게 됐고, 불완전한 지방의회를 정상화해 견제와 균형에 의해 지방자치가 작동하게 됐다.

특히 경찰 역사 75년 만의 자치경찰제 도입은 자치분권의 체감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주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치안서비스가 국가사무로 작동된 탓에 주민들의 지방자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주민의 생활안전과 지역교통 등에 관한 치안서비스가 지방행정과 연계되고 주민자치가 보완되면서 새로운 자치분권 2.0 시대가 열리게 됐다. 올해가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자치분권 2.0 시대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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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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