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사열하고 있다. 왼쪽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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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지뢰 도발에 대해 북한 비판은 없이 “비무장지대의 불의의 사고”라고 했다. 불의의 사고란 교통사고처럼 운이 나빠 불가항력적으로 당하는 일에 쓰이는 표현이다. 우리 군인의 발목을 절단시킨 지뢰는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해 설치한 것이다. 불순한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사태로 규정돼야 마땅하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북한의 도발에 분노하는 국민 정서와는 크게 동떨어졌다.
이 대통령의 고심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강경하게 대응하자니 가뜩이나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고, 올해 안에 열릴지 모르는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깊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인의 생명이 위협받은 상황이 명백하다면 대통령은 최소한의 부당함은 피력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가해자로 지칭하지도 않았고 ‘지뢰’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북의 도발에 국민 분노가 그대로인데 “남과 북이 함께 이기는 길을 찾겠다”며 “군사 긴장을 낮추는 조치를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발뺌하며 “자작 광대극”, “복수” 운운하는 마당에 군통수권자가 “대화 복원”을 말한 것도 국군의날에 부합하는 메시지라고 보기 어렵다.
그제 국가정보원에서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적반하장식 지뢰 담화를 “굉장한 로키(low key·낮은 강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유화적으로 대응하면 더 도발하고, 강경하게 나가면 물러서는 패턴을 보였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때 박근혜 정부는 6일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후 사태 해결을 위해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인내심을 갖고 남북 관계의 매듭을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북 정책의 근본 방향은 그렇게 설정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북 접근 전략은 궤도 수정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2026-10-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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