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수미 테리 기소… ‘음지외교’ 더 정교해져야

[사설] 美, 수미 테리 기소… ‘음지외교’ 더 정교해져야

입력 2024-07-18 18:49
수정 2024-07-19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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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 박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미 연방검찰은 테리가 한국 정부를 위해 일하면서도 외국 대리인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고급 식사와 명품 가방, 연구활동비 등을 국가정보원 관계자로부터 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미국에서 강화된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을 어겼다는 게 주된 혐의다.

공소장을 보면 테리의 FARA 위반은 명백한 듯하다.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인 테리는 CIA 퇴직 5년 뒤인 2013년부터 최근까지 외교관 신분으로 주미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국정원 직원과 만나면서 금품을 받았다. 검찰은 테리가 국정원 직원과 식사하는 장면, 선물받은 명품 가방 사진을 공소장에 첨부했다. 체포된 직후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테리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테리 기소가 주목되는 것은 의도다. 미 대선을 4개월 남겨 둔 시점에서 미 검찰이 왜 친한 인사를 기소했느냐 하는 점이다. CIA야말로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에 신분이 노출된 공식 요원과 신분을 감춘 비공식 요원을 파견해 가장 활발한 정보 활동을 펴는 기관이다. 동맹국인 한미는 상대국에 보낸 요원의 활동에 대해서는 국익을 현저히 해치지 않는다면 묵인하는 것을 오랜 관행으로 삼았다.

해외에서 일하는 국정원 직원은 공식 채널의 손이 못 미치는 음지에서 외교전을 펼친다. 전현직 미국 정부 관리를 정부와 연결하거나 미 의회나 학계를 직간접으로 상대하며 정부 입장을 미국 사회에 이해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한국계로 동아시아 국가정보 담당 부차관보까지 역임한 테리와 접촉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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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외국 대리인 등록을 하지 않은 테리와 11년가량 접촉하고, 신분이 노출된 요원이 버젓이 함께 명품 쇼핑을 다닌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보당국은 음지외교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현행법 위반 여부를 떠나 미 당국의 ‘한국 길들이기’ 의도는 없는지 잘 살펴 대응하기를 바란다.

2024-07-19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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