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원 특권 내려놓기 조속한 법제화로 실천해야

[사설] 의원 특권 내려놓기 조속한 법제화로 실천해야

입력 2016-07-01 18:14
수정 2016-07-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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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국회 혁신안을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갑질과 국민의당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 설치에 합의하면서 더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국회의원 보좌진 친인척 채용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최근 열흘 새 20명의 보좌진이 국회를 떠났다. 더민주의 경우 서 의원과 추미애·안호영, 새누리당 박인숙·김명연·이완영 의원 등이 채용한 친인척 보좌진들이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8촌 이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할 수 없도록 법제화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및 갑질 금지 법률안’ 등 여러 건의 특권 포기 법안이 발의됐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도 국회의원 회기 중 불체포 특권 포기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권한 강화 등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뒤 72시간 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 것으로 간주했으나 앞으로는 그 이후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적 갑질로 악용해 온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이제야 실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권의 의원 특권 내려놓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의 사례를 보더라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전후로 특권 내려놓기를 담은 정치 쇄신안이 봇물 터지듯 나오다 선거가 끝난 뒤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여론의 따가운 질책 때문에 20대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부터 여야가 또 경쟁적으로 쇄신안을 발표했다. 2014년 2월 당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3차에 걸쳐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 및 국회의원 윤리감독위원회 신설, 국회의원 세비 심사위 구성 등을 담은 정치혁신안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역시 보수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쇄신안을 쏟아냈지만 공염불로 막을 내렸다.

국민은 정치인들이 어떤 말과 구호를 외쳐도 믿지 않게 됐다. 정치권 스스로 ‘양치기 소년’임을 입증한 만큼 특권 내려놓기 구호가 법제화로 실천되지 않는 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 정치권 자정 능력이 상실된 상황에서 법과 제도 말고는 그들의 비정상적이고 안하무인격인 특권을 막아 낼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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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만 되면 4년 내내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사실상 퇴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권자인 국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은 이런 의미에서 실효성이 크다. 무소불위의 국회 권력을 국민이 감시한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 정신과도 일치한다. 19대 당시 여야 모두 혁신안에 포함시킨 내용인 만큼 의원들 스스로 최우선적으로 법제화에 나서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들에 대해 주민소환제를 통한 소위 리콜제도를 법으로 인정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국회윤리감독위원회의 신설도 시급하다. 제 식구 감싸기에 이골이 난 국회의원들 대신 독립적인 의회 감시기구를 설립해서라도 비정상적인 국회 권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2016-07-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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