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대보다 더한 어느 초등학교의 서열문화

[사설] 군대보다 더한 어느 초등학교의 서열문화

입력 2015-05-19 18:00
수정 2015-05-1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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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명천지에 이런 초등학교가 있다. 국립인 서울대사범대 부설 초등학교 이야기다. 이 학교 학생들의 교복에는 ‘계급장’이 있다. 학생들의 어깨에 달린 견장에는 점이 찍혀 있는데 학급 부회장은 1개, 학급 회장은 2개, 전교 부회장은 3개, 전교 회장은 4개다.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교사들에겐 전입 순서에 따라 기수가 있고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할 때도 엄격하게 정해진 규율을 따라야 한다고 한다. 아래 기수 교사들은 식사 자리에 미리 도착해 음식을 먹을 준비를 해야 하고 선배들이 먼저 수저를 든 뒤 후배들이 식사를 할 수 있다. 참으로 황당무계한 학교다.

이 초등학교는 사립학교 수준의 교육을 하면서도 등록금을 한 푼도 받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꿈의 학교’ ‘로또’로 불린다고 한다. 교사들도 석사 학위 정도는 갖고 있을 만큼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그런 학교가 속을 들여다보면 교도소나 군대보다 더한 서열문화에 깊이 빠져 있다니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규율을 만들고 이끌고 있는 사람이 이 학교 황모 교장이라고 한다. 완장으로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것도 모자라서 학부모단체 임원 자녀들을 특별히 우대하는가 하면 교사들을 자신의 경조사에 동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전입 순서를 따르는 교사들의 기수 문화는 1990년대 군대의 ‘하나회’나 사병 조직과 다를 것이 없다. 전근대적인 서열문화를 관행처럼 여기고 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교사들이 침묵을 지켜온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이 학교에는 의식이 깨어 있는 교사를 찾기 어렵고 입바른 소리 하는 전교조 소속 교사도 없는지 궁금하다. 교사들이 그러니 학생들이 배우고 따르는 것 아니겠는가.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상급 학교에 진학하거나 나중에 성인이 돼서 어떤 행동을 할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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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가 불법 찬조금을 받은 일이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만 할 게 아니다. 학생과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그릇된 문화를 없애기 위해 가능한 행정력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교장부터 징계해야 하며 교사들 또한 전출 조치를 취해서라도 학교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여태껏 이런 일이 벌어지는 줄 몰랐다는 것만 해도 교육청의 직무 유기다. 더욱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학교다. 비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교육감이 책임을 져야 한다.

2015-05-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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