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미국이 바꾸는 세계질서, 동맹 생존법은/안동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미국이 바꾸는 세계질서, 동맹 생존법은/안동환 국제부장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2-10-09 21:34
수정 2022-10-10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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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국제 안보환경 급변
미국 국익 실현에 동맹 재편 예의주시
미중 신냉전 경제질서, 변화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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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 국제부장
안동환 국제부장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월 수십 명에 달하는 국내외 외교안보 관계자들을 심층 인터뷰해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긴박했던 막전막후 순간을 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가능성을 처음 의심한 건 지난해 7월이었고, 확신한 건 그해 10월이었다. 발단은 푸틴 대통령이 7월 7000단어에 달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단일성에 대하여’라고 쓴 장문의 기고문이었다. 이 글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일부인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책략에 의해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미 정보당국은 그가 왜 갑자기 이런 글을 썼는지 파악에 나섰고,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결집하는 러시아군 동향을 추적하면서 침략 심증을 굳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같은 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이 첩보 사진을 보여 주며 푸틴의 침공 계획을 알리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얼굴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프랑스와 독일도 미국이 공유한 침공 정보를 믿지 않았다. 유럽 우방들은 미국이 망친 이라크 전쟁의 기억과 갑작스러운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뒤통수를 맞은 경험으로 신뢰가 깊지 않았다고 WP는 짚었다.

서방 동맹 간 불신과 분열 속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안보 환경을 급격히 신냉전 구도로 바꾸고 있다. 침공 8개월째인 러시아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이제 푸틴의 러시아는 막대한 제제로 인한 경제 타격과 군사력 손상, 전범국 낙인 등의 국가적 대가를 치르게 됐다. 승리에 집착한 푸틴 대통령이 전대미문의 핵공격 도박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시해야 할 건 ‘미국이 어떻게 움직였나’이다. 가장 앞서 침공 계획을 간파하고도 미국은 우크라이나 파병에 선을 긋고 자국의 실리를 챙겼다. 발트해의 패자인 스웨덴과 핀란드가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면서 미 주도의 군사동맹 외연이 크게 확장됐다.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제고는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가 사상 처음으로 전략 개념에 ‘중국의 위협’을 명시한 데서도 확인된다. 미국은 천연가스와 원유 등 러시아 공급에 의존해 온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했다. 푸틴의 침공 대가는 당사국 우크라이나와 에너지 위기로 춥고 힘든 긴 겨울을 앞둔 유럽 각국이 치를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시작된 또 다른 전쟁이 우리 곁에 와 있다. 미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는 지난 두 달 동안 ‘아메리카 퍼스트’ 입법·행정 조치들을 초당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지난 8월 16일 발효된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8월 9일),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관련 행정명령(9월 12일), ‘미국의 경제·기술적 주도권 수호’를 위한 미국 내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 행정명령(9월 15일),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대중 수출 통제 강화 조치(10월 7일)까지 사실상 중국에 대한 경제적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앞으로 한국에 미칠 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비교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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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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