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싸이의 한국어, 대통령의 영어/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싸이의 한국어, 대통령의 영어/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13-06-15 00:00
수정 201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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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얼마 전 저녁 시간에 TV 채널을 이러저리 돌리다 눈이 번쩍 뜨였다. 한글이 등장할 리 없는 미국 채널에 화면 가득 ‘똘끼’라는 글자가 보였기 때문이다. ABC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스타와 춤을’에 가수 싸이가 출연해 신곡 ‘젠틀맨’을 열창하고 있었다. 카메라는 싸이의 ‘시건방춤’을 따라하는 출연자들의 모습과 무대 한켠 전광판에 나타나는 한글 가사를 번갈아 가며 클로즈업했다. ‘똘끼’와 같은 비속어가 좀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미국의 대표적 공중파 방송에서 우리말과 글이 주인 노릇 하는 걸 보니 감개가 무량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이후 한글 전파에 가장 공이 큰 인물을 꼽으라면 싸이를 추천하고 싶다. 싸이의 위대함은 한국어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외국인에게까지 한국어를 알렸다는 데 있다. 한창 ‘강남스타일’이 히트할 때 만난 미국인 가운데 상당수는 “캥남(미국인의 ‘강남’ 발음)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의례적으로 하곤 했다. 반면 강남스타일이 나오기 전 만난 미국인 중에는 놀랍게도 “한국도 고유의 언어가 있느냐”고 물어 온 경우도 있었다.

지난 4월 2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 한국 기자들은 질문을 한국어로 할지, 영어로 할지를 놓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미국 사람이 미국말로 하듯 우리도 한국말로 하는 게 대등하다”는 의견과 “미국에서 열린 회담이고 외국 기자가 많은 만큼 영어로 하는 게 의사 전달에 유리하다”는 견해가 갈렸다. 두 주장 모두 일리가 있었기에 어려운 선택이었다. 결국 의견은 전자(前者)로 모아졌고, 케리 장관은 통역을 통해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통역 리시버가 제공되지 않은 외국 기자들은 한국어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고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한국어로 할지, 영어로 할지를 놓고도 비슷한 논란이 한국에서 있었다. 지난달 8일 박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입장에서 말한다면, 영어로 한 게 잘했다고 본다. 한국어로 했다면 통역 시차 때문에 박수나 탄성, 웃음 같은 반응들이 즉각적으로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미국 의원들의 귀에는 박 대통령의 감정이 실린 육성이 아니라 통역사의 무미건조한 음성이 들려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어 실력이 거의 원어민 수준이다. 미국에 오면 인터뷰도, 연설도 유창한 영어로 한다. “이스라엘을 버리지 말아 달라”는 절절한 호소는 직접 그의 입에서 나온 영어를 통해 고스란히 미국 국민들의 마음에 전달된다. 지정학적으로 아랍 국가에 포위된 이스라엘은 미국 여론을 후원자로 얻는 게 국가의 생존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미 의회 연설을 영어로 할지 이스라엘어로 할지를 고민하는 건 이스라엘엔 사치에 가깝다.

한국어 자랑이나 보급은 외국 의원들을 앉혀 놓고 강제로 한국어를 들려준다고 달성되는 게 아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는 소음이나 다름없다. 아프리카의 어떤 대통령이 우리 국회에 와서 알아듣지 못할 언어로 연설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한국어 전파는 우리가 문화적 매력을 키우면 저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

싸이가 우리말 노래를 더 많이 히트시켰으면 좋겠다.

carlos@seoul.co.kr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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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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