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춘래불사춘

[마감 후] 춘래불사춘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25-02-27 00:04
수정 2025-02-27 00: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손님은 우리뿐이었다. 밥집에 나를 데려간 지인은 “여기 유명한 집이다. 원래는 오래 웨이팅해서 먹는다.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 본 적이 없다. 경기가 안 좋긴 안 좋은 모양”이라고 했다. 밥을 다 먹고 나왔다. 밤거리에 사람이 없었다.

봄이 오는데 봄은 올 것 같지 않다. 100만명에 육박하는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보고서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폐업한 사업자는 98만 6000명이다.

경총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84만 4000명보다 많고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89만 5000명보다도 많다.

소매업 자영업자 27만 7000명이 폐업했고 기타 서비스업 자영업자 21만 8000명, 음식업 자영업자 15만 8000명이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사업자 100명 중 9명이 폐업했다. 음식업 폐업률이 16.2%로 가장 높았다. 소매업의 15.9%가 가게를 정리했다.

폐업하고 떠난 자리는 빈 채로 남았다.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명동, 이태원, 강남 등 서울 6개 주요 상권 평균 공실률은 16.6%였다.

가로수길 공실률은 42.2%였다. 이어 청담(18.0%), 강남(15.4%), 한남·이태원(10.5%), 홍대(10.0%) 등의 순으로 공실률이 높았다. 명동만 공실률이 4.4%로 낮았다. 외국인 관광객 덕분이라고 했다.

A는 서울의 꽤 괜찮은 상권에서 20년 넘게 음식점을 했다. 그는 “나도 장사하지만, 장사하는 사람들 입버릇처럼 맨날 ‘장사 안 된다’고 하는 거 안다. 그런데 요즘엔 정말 안 된다. 그나마 이 건물이 내 거라 버틴다. 아니었으면 못 버텼을 것이다. 강남에 가게 두 개가 더 있었는데 다 접었다. 근처에서 10년 넘게 장사한 사장님들도 나가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B는 서울의 또 다른 핫플에서 음식을 만들어 판다. 올해로 11년째다. 가게 상호를 포털에 검색하면 후기가 여럿 나온다. B는 “코로나 때보다 힘들다. 그땐 밀키트가 잘 팔렸다. 매출이 나쁘지 않았다. 요즘에는 매출이 안 나온다. 아예 사람이 안 다닌다. 손님도 없다”고 했다. B와 얘기할 때 가게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금요일 저녁이었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2025년 서울시 소상공인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폐업 뒤 같은 업종으로 재창업을 반복하는 이른바 ‘회전문 창업’을 줄이기 위한 업종 전환부터 재취업·전직 지원 등 소상공인이 새로운 길을 열어 나가는 데 지원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쓰여 있었다.

지금은 ‘질서 있는 폐업’이 최선이라는 것을 안다. 알지만 서글프다.

B는 “음식 만드는 게 좋아서 시작했다. 딱 10년만 해 보자고 생각했다. 겨우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10년 더 하고 싶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래서는 자신이 없다”고 했다.

봄이 올 것 같지 않다. 겨울이 길다.

강신 사회2부 차장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thumbnail -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이미지 확대
강신 사회2부 차장
강신 사회2부 차장
2025-02-2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