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개방...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냐, 외국 자본 ‘놀이터’냐

외환시장 개방...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냐, 외국 자본 ‘놀이터’냐

김소라 기자
입력 2023-02-07 16:05
수정 2023-02-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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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 외환시장의 문을 해외 자본에 열어젖힌 것은 폐쇄적이고 제한된 외환시장 구조가 자본시장의 성장과 외환시장의 안정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번 외환시장 자유화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외환시장을 경쟁적 구조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외환시장이 선진금융기법을 앞세운 외국 자본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외환시장은 금융산업과 국가경제 전반의 사안이자 나라 안과 밖의 자본이 왕래하는 길”이라면서 “우리나라 무역 규모나 자본시장의 성취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외환시장은 폐쇄적인 구조를 유지하면서 2008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와 유로, 엔 등 주요국 통화는 역외에서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고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하는 반면 원화는 국내에서만 거래할 수 있어 글로벌 자본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탓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기형적으로 성장하고 일부 수급 주체가 환율에 영향을 미쳐 안정성이 저해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을 골자로 한다. 현재는 국내 외환시장에 국내 금융기관만 참여할 수 있어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은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을 설립하는 등의 방법으로만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는 씨티은행, HSBC 등 굴지의 글로벌 금융사들이 외환 당국의 인가를 받아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들 금융기관에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현물환뿐 아니라 단기 외화 거래인 외환(FX) 스와프 거래도 허용된다.

또 해외 금융기관이 자유롭게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존 오후 3시 30분이었던 국내 외환시장의 마감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다. 외환거래가 가장 활발한 런던 금융시장이 마치는 시각이다. 예를 들어 미국 투자자는 한국시간으로 밤 10시 30분에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확인한 뒤 즉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다음 날 국내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서학개미’들도 야간에 시장 환율로 환전해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검토해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상시 개장 형태로 확대한다. 또 은행과 고객 간 외환거래를 전자적으로 중개하는 외국환 전자중개업무(애그리게이터·Aggregator)를 도입하는 등 시장 시스템을 선진화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외환시장 개방으로 외환시장 개방으로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져 환율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되며 시장이 왜곡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환투기 리딩방’이 기승을 부리는 등 개인들도 환에 눈을 뜬 상황”이라며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 ‘큰 손’들이 움직이면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고 ‘환 개미’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적정 유동성, 법인 등 식별 정보 등 일정 요건을 갖춰 정부 인가를 받은 외국 금융기관만 시장 참여를 허용하며 헤지펀드 등 투기 목적의 금융기관은 참여를 제한해 위험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외국 금융기관의 외환거래는 당국의 인가를 받은 국내 외국환 중개회사를 거치도록 해 당국의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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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근 한국은행 외환업무부장은 “국내 시장 참여자와 동일한 성격의 외국 기관만 참여하게 할 것”이라면서 “자격 제한을 두고 인가 과정에서도 여러 의무사항을 부여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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