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감정가대로”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감정가대로”

오경진 기자
입력 2020-06-11 20:38
수정 2020-06-1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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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예비 입찰 ‘제로’에 협의 재개 요청

市서 ‘공원화’ 밝히자 매수 후보들 부담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 자구안 ‘빨간불’
노조 “市, 사적 재산권 침해” 강력 반발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항공기 서울신문 DB
서울시가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 매입과 관련해 “감정평가를 통해 매입가를 시세대로 결정하겠다”면서 11일 협의 재개를 요청했다. 앞서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 방침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이 전날 예비입찰에서 유찰되는 등 차질을 빚고 노조까지 반발하며 논란이 커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날 보도 참고자료를 내 “대한항공의 구체적인 조건 및 요구사항을 듣고, 그에 적합한 효과적인 지원책 마련을 위해 협의 재개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며 해당 부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 하거나 인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 심사, 시의회 동의, 공유재산심의 등 관련 절차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조기 매입이나 가격 일시지급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입찰이 남았지만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나선 만큼 ‘서울시 때문에 흥행이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인근에 있어 건축물 높이가 12m 이하로 제한되는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 이런 규제를 풀어 줄 수 있는 개발 인허가권자가 서울시인 만큼 다른 매수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항공노조는 이날 “민간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엄연히 사적 재산권 침해”라며 서울시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서울시가 협의 재개 의사를 밝히기 전인 이달 초 부지 보상비를 4671억원으로 책정해 공고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요구한 자본 확충을 위해 매각 주관사를 앞세워 연내 최소 5000억원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려는 의사를 밝혀 왔다.

결국 서울시가 “감정가대로 제값 주고 사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한 만큼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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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20-06-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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