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원비 결제된다고?… 서울사랑상품권 못 산 엄마들 ‘발 동동’

[단독] 학원비 결제된다고?… 서울사랑상품권 못 산 엄마들 ‘발 동동’

김승훈 기자
입력 2020-05-06 22:42
수정 2020-05-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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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 10~15% 할인 상품권 판매
구매 접속에 앱 다운… 상품권 품귀 현상
일각선 소상공인 지원 취지 무색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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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딸을 둔 가정주부 이모(48·서울 양천구)씨는 교육 특구 ‘목동 엄마’로서의 자부심에 생채기를 입었다. 교육 관련 정보는 훤히 꿰고 있다고 자신했는데, 지역상품권으로 학원비를 낼 수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게 된 것. 양천구에서 최근 15% 할인이 적용된 양천사랑상품권 50억원을 발행했지만 그냥 지나쳤다. 뒤늦게 학원에서 ‘학원비를 지역상품권으로 낼 수 있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구매에 나섰지만 이미 모두 팔린 뒤였다. 이씨는 “목동 엄마들은 외식비는 줄여도 학원비는 줄이지 않는다”며 “최대 한도인 100만원어치를 85만원에 사서 학원비 100만원을 내면 15만원을 아낄 수 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10% 할인 상품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이 서울 지역 모든 학원에서 학원비로 결제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품권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6일 자치구에 따르면 강남구와 용산구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15% 할인 지역사랑상품권 50억원을 공동 발행했다. 강남구는 강남사랑상품권을, 용산구는 용산사랑상품권을 출시하고 판매만 공동으로 했다. 두 곳 구민들이 한꺼번에 제로페이 앱(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서 다운돼 1시간도 되지 않아 판매가 중단됐다. 점검 후 오후 3시 30분 재판매가 시작되자마자 40여분 만에 모두 팔렸다.

송파구는 지난달 1일 15% 할인 송파사랑상품권 100억원을 발행, 판매 일주일 만인 8일 완판했다. 노원구는 지난 3월 23일 15% 할인 노원사랑상품권을 판매, 지난달 3일 1차 발행액인 30억원어치가 다 팔렸다. 나흘 뒤인 7일 재발행한 20억원은 당일 모두 판매됐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제로페이와 연계된 모바일 지역화폐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난 1월 23일 성동·강동 등 17개 자치구에서 정식 발행된 이후 전 자치구로 확대됐다. 자치구명을 붙여 발행된다. 유흥업소, 대기업 계열사 등에선 사용할 수 없다. 학원은 현대차 계열사였던 종로학원이 2014년 11월 하늘교육으로 넘어가면서 서울 전역의 학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본 할인율은 7%지만 출시 기념으로 10% 할인이 줄곧 적용됐다.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 지난 3월 23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할인율이 15%까지 오를 무렵,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지역상품권으로 학원비를 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상품권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상품권이 모두 팔린 자치구들은 하반기 10% 할인율이 적용되는 상품권을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 종로·중구·중랑·금천·영등포·관악·강남 7개 구에서만 10% 할인 상품권을 살 수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15% 할인은 시비 13%, 구비 2%로 충당된다”며 “일각에선 시·구 지원으로 학원만 배를 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지역사랑상품권은 사교육비 절약 꿀팁”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영어·수학 한 달 학원비 60만원을 송파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한 전모(47·송파구)씨는 “수십만원씩 하는 학원비를 간편하게, 그것도 할인된 가격에 결제할 수 있어 가계에도 보탬이 된다”고 했다.

제로페이 학원 신규 가맹점 수는 지난 1월 136곳에서 지난달 19일 기준 2612곳으로 1820.5% 폭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천·송파구 학원들의 제로페이 가맹비율이 높다”며 “지난 1월부터 4월 10일까지 총학원비 누적 결제액 중 83.7%가 15% 할인 기간에 집중 결제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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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20-05-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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