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시대’ 현찰·카드 없이 살아보니…‘어쩌다 빈대’

‘페이시대’ 현찰·카드 없이 살아보니…‘어쩌다 빈대’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18-09-02 13:58
수정 2018-09-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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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페이 방식의 카카오페이로 카페에서 결제하는 모습.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QR페이 방식의 카카오페이로 카페에서 결제하는 모습.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드디어 찾았다. QR페이 되는 식당!”

서울시가 QR페이를 기반으로 한 ‘제로페이’를 준비 중이다.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앱투앱 결제는 수수료가 없어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QR페이가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까. 지난 31일 지갑 없이 하루를 살아봤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집 근처 한 프렌차이즈 도너츠 매장에서 QR페이 방식인 ‘카카오페이’로 도넛과 커피를 사 아침을 해결했다.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매장결제를 누르니 ‘지문을 사용하여 인증하세요’라고 떴다.

인증을 마치자 카카오페이 계좌와 연동되는 QR코드와 바코드가 표시됐고 매장 단말기로 스캔하자 결제가 순식간에 처리됐다. 폰을 꺼내고 앱을 켜는 과정은 다소 번거로웠지만, 각종 포인트를 쌓기 위해 앱을 꺼내는 수고로움은 견딜 만했다.

그러나 점심부터는 난관에 부딪혔다. 약속 장소는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없는 식당이었다. 궁여지책으로 함께 식사한 친구가 대신 결제하고, 돈을 카카오페이로 송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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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인근 카카오페이 로고를 붙여둔 식당.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서울 종로구 인근 카카오페이 로고를 붙여둔 식당.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지난 7월말 기준 카카오페이의 전국 가맹점은 온·오프라인을 포함해 11만곳이다. 그 중 약 8만명은 카카오페이에 결제 키트를 신청한 소상공인이다. CU편의점, 롯데리아, 빕스, 커피빈, 영풍문고 등 여러 프렌차이즈 가맹점이 있지만, 소상공인 가맹점은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결제 키트를 받은 주소가 매장일 수도, 자택일 수도 있어 사용가능한 매장의 정확한 위치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점심 식사 후 카페를 가기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커피빈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지도 앱에서 위치를 검색한 뒤 10분여를 걸었다.

지갑 없는 생활은 쉬웠지만, 카카오페이만으로 아직 생활은 어려웠다. 대중교통은 스마트폰 무선통신장치(NFC) 기능으로 T머니를 썼다. 삼성페이는 실물 카드를 쓰지는 않지만, 카드 결제망을 이용한다. 스타벅스 등 자체 바코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까지 더해도 하루 종일 카드를 전혀 쓰지 않기는 쉽지 않다.

직장인 이모(34)씨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쓰는 것을 좋아해 카카오페이를 쓰지만 가맹점이 적어서 주로 프랜차이즈 카페나 편의점에서만 쓴다”며 “서울페이가 생겨도 가맹점이 많지 않으면 여러가지 결제 서비스를 번갈아가면서 써야 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갑 없이 QR페이로만 살기를 거의 포기했을 때 즈음. 서울 종로구 안국역 근처에 있는 저녁 약속 장소를 찾았다. 식당을 들어서는 순간, 벽에 붙은 카카오페이 로고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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