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기업들 마른 수건 쥐어짰다…매출↓·이익↑

작년에 기업들 마른 수건 쥐어짰다…매출↓·이익↑

입력 2016-03-31 13:55
수정 2016-03-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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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국내 기업들은 외형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이익을 내는 ‘마른 수건 짜기’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의 여파로 매출은 역성장했지만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은 개선됐다.

다만 코스닥 기업들은 외형과 이익이 모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 ‘마른 수건 짜기’…대형 상장사들 실적 저조

3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89곳 중 516곳의 작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보다 3.01% 감소했다.

반면에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22%, 3.05% 늘었다.

작년에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익 지표는 전년보다 나아졌다.

작년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23%로, 전년의 5.29%보다 0.94%포인트 개선됐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3.88%로, 0.23%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기업이 1천원짜리 상품을 팔아 62원의 영업이익을 남겼지만, 이중 실제로 손에 쥔 돈은 39원뿐이라는 의미다.

작년에 부진한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수익성 개선세는 더 두드러진다.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12.24%)를 제외한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59%, 16.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55% 증가했지만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69%, 18.53% 감소했다.

매출액 상위 20개사 중에서 삼성전자를 포함해 포스코(-10.61%), LG전자(-4.29%), SK이노베이션(-26.58%) 등 10곳의 매출액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영업이익 규모 상위 20개사 가운데 현대자동차(-15.79%), 현대모비스(-6.58%), 기아자동차(-8.48%) 등 ‘자동차 3인방’을 비롯해 포스코(-25.00%), SK텔레콤(-6.42%) 등 7곳은 영업이익이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위축 등으로 전반적으로 매출은 부진했으나, 기업이 설비 축소나 고용 감축 등 비용 절감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나중혁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매크로 관점에서 보면 시장이 확대되거나 개선되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며 “매출액이 줄었다는 건 경기 방향성이 작년 하반기부터 저성장에 따른 폐해가 심화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외형과 이익 모두 성장했지만 실속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787곳 중 698곳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년보다 6.35%, 8.66%, 2.74% 각각 증가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38%로 전년(5.27%)보다 0.11%포인트 높아졌으나, 매출액 순이익률은 2.95%로, 전년(3.05%)보다 0.10%포인트 낮아졌다.

코스닥 상장사가 1천원짜리 상품을 팔고 남긴 영업이익이 54원이지만, 막상 손에 쥔 돈은 30원에 못 미쳐 전년보다 장사를 못 했다는 의미다.

◇ 금융업 수익성 개선…운수창고업은 적자전환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금융업 49곳 중 41곳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들 41곳의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12.5%, 13.7% 각각 증가했다.

특히 증권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34.2%, 160.2% 늘어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의약품(13.72%)과 의료정밀(6.92%), 섬유의복(6.50%) 등 9개 업종의 매출이 증가했고, 화학(-14.76%), 철강금속(-13.16%) 등 8개 업종 매출은 감소했다.

통신업의 작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천617.42% 증가한 것을 비롯해 전기가스(644.22%), 의료정밀(273.34%), 철강금속(187.86%), 의약품(125.36%), 화학(67.01%), 음식료(29.91%), 섬유의복(6.85%) 등의 흑자폭이 커졌다.

그러나 운수창고업은 적자 전환했고, 운수장비(-43.63%), 유통(-35.69%), 서비스(-27.03%) 등을 비롯한 8개 업종은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거나 당기순손실이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통신방송서비스가 매출과 이익지표 모두 감소했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서비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도 순이익이 감소했고, IT 하드웨어 업종은 매출은 증가했으나 이익지표는 악화했다.

비(非) IT 업종 가운데 제조·유통서비스·금융 업종은 매출과 이익지표가 모두 개선됐고, 건설 등 업종은 매출은 증가했으나 이익지표는 나빠졌다. 오락·문화 업종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국내 기업의 이익은 늘어나지만, 외형이 개선되지 않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원/달러 환율 급등, 원자재 가격 반등 등으로 올해 기업 이익이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다만 추세적인 개선세나 큰 폭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올해도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며 “수출 역성장과 내수 부진 등이 기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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