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어디까지] 유가 급락에도 공공요금 인상… 방만경영 적자 국민에 떠넘겨

[유가 하락 어디까지] 유가 급락에도 공공요금 인상… 방만경영 적자 국민에 떠넘겨

입력 2014-11-24 00:00
수정 2014-11-24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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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지하철 등 줄줄이 인상 추진… 원가 부담 줄었는데도 되레 요금 올려

국제유가 급락에도 연료비가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공공요금은 이미 올랐거나 오를 조짐이다. 서울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가가 싸졌는데도 요금을 올리려는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에 대해 국민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강력한 공기업 구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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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휘발유값이 떨어진 가운데 한 운전자가 일반 주유소보다 싼 서울 시내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휘발유값이 떨어진 가운데 한 운전자가 일반 주유소보다 싼 서울 시내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23일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시내버스 요금을 200~300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통합 환승제도 때문에 지하철과 인천·경기 시내버스 요금도 같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1050원(교통카드 기준)인 기본요금을 1250~1350원으로 올리려는 계획으로 인상 폭이 최대 28.6%에 이른다.

시내버스 사업비 가운데 연료비는 3000억원으로 전체의 20%다. 원가 부담이 크게 줄었는데도 요금을 올리겠다는 것은 적자 운영 부담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려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전기사 인건비가 사업비의 55%를 차지하는 등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워낙 크다”면서 “연평균 2000억원 안팎의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기름값과 거꾸로 가는 공공요금은 시내버스 요금만이 아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1.2%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24개월째 1%대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 가격이 6.2% 하락하는 등 15개월 연속 떨어진 영향이 컸다. 하지만 도시가스(4.8%), 전기(2.7%) 요금은 물가 상승률보다 더 많이 올랐다. 강원 춘천, 원주, 태백, 동해 등은 이미 시내버스 요금을 최대 9.1% 인상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했다. 전기요금이 생산원가보다 낮고 기름, 가스 등 다른 에너지 가격에 비해 싸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내 전기 생산은 원자력(30%)을 제외하면 화력발전에 대부분 의존한다. 국제유가와 연계된 가스, 석탄 가격이 내렸지만 정부가 전기요금을 내릴 계획은 없어 보인다. 2011년 7월 국제유가가 오를 당시 도입했다가 시행을 미뤘던 연료비 연동제도 최근 기름값이 안정되자 아예 폐지해 버렸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떨어지면 한국전력은 연간 970억원의 연료비 부담이 줄어든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을 제외하고 기름만으로 돌리는 발전량은 전체의 5% 정도여서 국제유가와 전기요금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아직도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낮아 기름값이 내렸다고 요금을 인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6월 수도요금을 원가의 90%까지 현실화하라고 지자체에 권고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수도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경기 용인시는 내년부터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을 최대 50% 인상하기로 했다. 충북 청주시도 수도요금을 9.7% 올렸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을 지냈던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름값이 싸져서 공공기관 적자폭이 줄어들게 됐는데도 공공요금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인건비를 줄이는 등 공공기관의 강력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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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4-11-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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