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모피아·금피아’ 낙하산 전면 금지

금융권에 ‘모피아·금피아’ 낙하산 전면 금지

입력 2014-04-29 00:00
수정 2014-04-2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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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객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료들의 산하기관 ‘낙하산’ 논란이 커짐에 따라 모피아(재무관료 출신)와 금피아(금융감독원 출신)의 금융권 이동이 전면 금지된다.

일각에서는 이들 산하기관에 ‘관료 낙하산’ 대신에 ‘정치권 낙하산’이 대거 내려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관료 출신들이 대거 포진한 산하기관들의 부실이 드러남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모피아와 금피아 출신의 낙하산 인사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세월호 참사로 정부 부처의 산하기관 낙하산 인사가 도마에 오르면서 금융당국 고위직의 금융사 이동이 올스톱됐다”면서 “워낙 분위기가 좋지 않아 이런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공석이지만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 관료로 사실상 내정됐던 손해보험협회장과 주택금융공사 사장 자리는 불투명해졌다.

향후 퇴임해 금융권으로 나가려던 금감원 임원들과 금융위원회 간부들도 손발이 묶이게 됐다.

이번 조치는 한국선급, 해운조합 등에 관료들이 최고경영자로 내려온 것이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중 하나라는 여론을 감안한 것이다.

앞서 금융권의 경우 지난해 동양 사태와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당국 무능론과 더불어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고위직들의 금융사 이동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 모피아와 금피아의 위세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낙하산 금지 조치는 적지 않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는 기재부나 금융위원회, 금감원 고위 간부라고 해도 업무 영역만 겹치지 않으면 산하기관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영역을 막론하고 금지됨에 따라 당분간 적지 않은 인사 적체가 우려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금융사로 이동은 전면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금융과 경제 전문가인 관료들이 산하기관이나 금융사에 못 가면 결국 정치인들이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의 거의 모든 요직을 모피아와 금피아가 차지하고 있어 일정 기간 낙하산 금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KB금융지주 회장은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제2차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이다.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전 조달청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전 기재부 국고국장, 홍영만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출신이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전 재정경제부 1차관,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은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었다.

금피아도 예외가 아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카드에는 금감원 상호금융국장 출신 조욱현 감사,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는 정기홍 전 금감원장보가 감사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인 낙하산도 내려오고 있다.

최근 예금보험공사 감사에는 문제풍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서산·태안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기술보증기금 감사에는 박대해 전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금융사로 내려와 적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정치인 낙하산의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종 금융협회와 은행,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내부 인사 승진을 통해 운영되는 선순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각 금융사는 공채로 입사하면 내부 승진을 통해 전무나 부사장 자리까지는 갈 수 있으나 그 이후부터는 기재부나 금융위원회, 금감원 출신들이 꿰차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해당 금융사의 장기 발전보다는 자리보전에 급급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고위직이 내려오면 방패막이가 될 수는 있으나 회사가 커 나가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아 이제는 내부 승진 인사가 금융사를 책임지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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